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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르노삼성차와 결별…26년 만에 지분 완전정리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08-22 19:11:29
  • 수정 2021-08-22 19: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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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드 계약도 연장하지 않아 내년부터 ‘르노삼성차’ 이름 바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삼성그룹이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르노삼성차 지분 19.9%를 모두 매각한다. 1995년 삼성자동차를 출범시킨 지 26년 만에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보유 중인 르노삼성차 지분 19.9%를 매각하는 작업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최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 개요를 담은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르노삼성차가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은 이미 지난해 종료됐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르노삼성차라는 이름도 바뀐다.

 

삼성카드의 르노삼성차 지분 매각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다. 삼성은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해 완성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1998년 일본 닛산과 제휴해 출시한 SM5가 인기를 끌었지만, 외환위기의 충격을 비켜가진 못했다.

 

대출금리 폭등으로 자금 압박을 받은 삼성차는 1999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결국 르노가 2000년 이를 인수해 지금의 지배구조가 굳어졌다.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았던 르노그룹은 삼성 브랜드를 활용하고, 삼성도 한때 수백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수수료와 배당 수익을 거두며 ‘윈윈’하는 시기가 상당 기간 지속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르노삼성차의 실적 부진과 노사갈등 악화 등이 겹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출과 국내 판매 실적도 모두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르노는 지난해 8월 르노삼성차와 브랜드 이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르노 시각에선 국내 인지도가 많이 오른 데다 삼성에 지급하는 로열티도 부담이었던 반면 삼성은 르노 지분 보유로 다른 자동차회사와 거래하는데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자연스러운 분리가 이루어졌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브랜드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삼성 브랜드 이용권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이 르노삼성 국내 매출의 0.8%를 받아왔다. 양측은 2년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결정했다. 르노삼성차는 내년부터 ‘삼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796억원의 적자를 냈다. 영업손실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올해 초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올해 출시되는 신차도 없다. 특히 주력 모델인 XM3와 QM6의 판매 부진과 자동차 반도체 부족까지 겹쳐 흑자 전환도 쉽지 않다.

 

삼성카드가 이런 상황을 감안해 가격보다는 단기간에 매각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수 후보들은 회사 가치가 떨어졌을 때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확보해 투자 차익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자는 어느 정도 회사 실적이 정상화되면 배당 등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주주인 르노그룹에 추후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요청하거나 수년 내 상장(IPO)을 조건으로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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