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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반떼 LPi, 왜 중형택시로 쓸 수 없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08-24 09: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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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F쏘나타보다 덩치 크지만 낡은 배기량 기준에 묶여

현대차 ‘올 뉴 아반떼’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승용차 ‘올 뉴 아반떼’가 2000년대 중형모델 쏘나타만큼 커지면서 중형택시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4월7일 준중형 승용차인 ‘올 뉴 아반떼’를 출시하면서 1.6ℓ LPi모델을 내놓은 후 중형택시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신형 아반떼의 크기를 고려할 때 운전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작다는 느낌이 없을 뿐 아니라 차량 구입비와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어 중형택시로 활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형 아반떼의 길이는 4650㎜에 너비도 1825㎜에 이른다. 특히 실내 거주성을 나타내는 휠베이스는 2720㎜로 과거 중형택시로 많이 활용됐던 뉴EF쏘나타의 2700㎜보다 길다. 

 

최고출력 또한 120마력에 달해 배기량 1997㏄로 137마력을 발휘했던 뉴EF쏘나타에 비해 별로 부족하지 않다. 반면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0.6㎞에 달해 현재 많이 운행되는 YF쏘나타 택시의 9.3㎞에 비해 1.3㎞나 앞선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신형 아반떼는 중형으로 분류된다. 중형 기준이 ‘배기량이 1600㏄ 이상 2000㏄ 미만이거나 길이·너비·높이 중 어느 하나라도 소형을 초과하는 것’으로 돼있어 너비가 소형을 초과하는 아반떼는 중형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서는 중형을 ‘배기량 1600㏄ 이상의 승용차 또는 길이 4.7m를 초과하면서 너비 1.7m를 초과하는 승용차’로 규정하고 있다. 신형 아반떼의 경우 너비는 초과하지만 길이가 미달하고 배기량도 부족해 중형이 아닌 소형택시가 된다. 신형 아반떼 1.6ℓ LPi의 배기량은 1591cc다.

 

현재 택시요금은 국토부의 택시 분류 기준에 따라 크기와 배기량별로 자치단체가 정하도록 돼 있다. 서울시의 경우 국토부 훈령인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 요율 등 조정요령’에 따라 배기량 2000㏄ 미만 중형택시 요금은 기본요금(2㎞)으로 3800원을 책정하고 있다. 과거 배기량 1.6ℓ 소형 택시요금도 있었지만 현재는 사라져 규정돼 있지 않다. 

 

통상적으로 자동차의 차급을 분류하는 기준은 차량의 크기에 배기량을 포함시켜 정한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종류가 많아지고 크기가 다양해지면서 기존 차급 기준이 깨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엔진 배기량 2ℓ 미만 차종은 준중형 차급이었으나 최근 중형모델에서도 1.3ℓ, 1.6ℓ 등의 엔진이 탑재된다. 그럼에도 길어진 아반떼는 여전히 준중형이라 불리고, 작은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는 중형이라 말한다.

 

택시업계는 물론 현대차 측도 “승용차 차급 분류 기준이 낡은 배기량 규제에 묶여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현행 제도하에선 현대차가 쏘나타 2.0ℓ LPG 엔진을 줄여 효율 좋은 1.6ℓ 터보로 바꾼다 해도 중형택시로 사용이 어렵다. 과거에는 없었지만 이제는 덩치 큰 1.6ℓ LPI가 생겨난 만큼 국토부 훈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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