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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 주차·충전·정비·청소 어디서 하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6-09-05 20: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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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 확대될수록 운영 인프라 부족 문제 부각

서울 강남 일대에서 운행하는 심야 자율주행 택시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Robotaxi)가 우리 일상에 성큼 다가오면서, 기술적 진보의 화려함 뒤에 숨은 거대한 공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로보택시는 도대체 어디서 주차하고, 충전하며, 정비와 청소를 할 것인가?

 

수백, 수천 대의 로보택시를 굴리기 위해선 수많은 사람과 시설, 전력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엔지니어가 대거 필요하고, 차고지에서는 차량이 들어올 때마다 충전기를 연결하고, 청소하고, 각종 센서와 차량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운전자를 없애기 위한 기술이 역설적으로 더 큰 물리적 인프라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로보택시가 대중화될수록 기술이 아닌 운영 인프라 부족 문제가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택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자율주행차를 뒷받침할 후방 인프라 부재가 새로운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웨이모, 테슬라 등은 로보택시 운행 훨씬 전부터 자율주행차 정비 차고지와 충전 허브(Hub)를 위한 최적의 부지를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 로보택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후방 인프라 확보가 기술 개발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중국 등에 비해 로보택시 발전속도가 훨씬 느린 우리나라의 경우 로보택시를 관리할 후방 인프라(거점)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약 3000대 규모의 자율주행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운영 인프라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로보택시는 승객이 없는 공차 상태에서 배회하거나 대기해야 한다. 무인차가 도심 한복판에 불법 주차를 하거나 비싼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기엔 비용 부담이 크다. 결국, 갈 곳 없는 로보택시들은 도로를 배회하며 도심 교통 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로보택시는 대부분 전기차(EV)를 기반으로 한다. 일반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압도적으로 긴 로보택시는 하루에도 수차례 급속 충전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충전소는 일반 차량과 공유하기에도 부족하며, 무인차가 스스로 충전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자동화 충전 기술은 걸음마 단계다.

 

또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센서, 라이다, 카메라와 고성능 컴퓨터가 탑재된 '바퀴 달린 컴퓨터'다. 기존의 정비공장에서는 수리가 불가능하며, 센서의 미세한 오차를 교정할 수 있는 첨단 전문 정비 거점이 필수적이다.

 

운전자가 없는 로보택시는 승객이 내린 뒤 차량 내부의 오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구토, 쓰레기 투기 등 오염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청소하거나, 거점으로 복귀시켜 즉각 방역할 수 있는 무인 관리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는다면 위생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자율주행 인프라 확대가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는 새로운 ‘님비(NIMBY)’ 시설이 될 수도 있어 지역 주민과 마찰도 우려된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운영 인프라를 어디에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로보택시가 대부분 도심에서 운영된다는 점을 볼 때 기존 택시회사 차고지나 주유소 등이 거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도시 외곽이나 유휴 부지에 주차, 자동 충전, 로봇 청소, 첨단 정비를 한 곳에서 해결하는 대규모 전용 거점이 구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로보택시의 성공은 '얼마나 운전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도시 인프라를 얼마나 촘촘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술의 완성도를 넘어, 공간과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선제적 투자가 시급한 시점이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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