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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처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대로 좋은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6-08-09 18: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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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수 명 사상자·음주운전 사망사고에도 벌금·집행유예 그쳐

2024년 7월1일 밤 역주행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많은 사상자를 낸 중대한 교통사고나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해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 2024년 7월1일 발생한 서울시청역 앞 역주행 인도 돌진 교통사고는 총 13명(사망 9명, 부상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법원은 2025년 12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강제 노역은 부과되지 않는다.

 

서울시청역 사고와 비슷한 2023년 3월8일 발생한 순창 투표소 20명 사상 사고(4명 사망, 16명 부상) 운전자는 금고 3년에 집행유예 5년 형을 받았다. 이밖에도 많은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나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경우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사례가 많다.

 

많은 생명을 앗아간 중대 범죄임에 비해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현행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대한 개정의 목소리가 높다. 

 

일명 교특법이라고 불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교통사고를 내도 종합보험에 가입했다면 운전자의 형사처벌을 면제해 피해자의 신속한 보상을 돕고 편의를 증진하는 법이다. 

 

사망·뺑소니 및 12대 중과실 사고 시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만 처벌 수위는 매우 약하다.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람이 1명 죽든 10명 죽든 교특법 혐의가 적용되면 법정형이 금고 5년을 넘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라 피고인의 반성, 심신미약, 유족과의 합의, 피고인의 전과 여부 등이 고려되면 처벌이 더욱 낮아진다. 서울시청역 사고나 순창 투표소 사고 운전자 모두 이 법에 따라 처리됐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윤창호법)가 적용되면 사망의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 부상의 경우 1~15년의 징역형, 1000만~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교특법이 적용되면 형량이 엄청나게 줄어든다. 

 

교특법 적용으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처벌이 가벼워질 경우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낮아지고, 피해자 보호에도 미흡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실제 처벌사례들을 보면 가해자에 대해 보통 징역 8개월에서 2년이 선고된다. 이 가운데 77%가 합의 등의 이유로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많은 국민이 음주운전이 ‘고의’이며, 살인 등과 같이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간극이 매우 크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크게 동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교통사고로 타인에게 심각한 육체적,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주고도 단순히 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가해자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의문이다.

 

사람이 1명 죽든 10명 죽든 교특법 혐의가 적용되면 법정형이 금고 5년을 넘을 수 없는 것이 국민들의 법 감정에 못미쳐 윤창호법(위험운전치사상),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이 만들어졌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특별법을 만들 것이 아니라 교특법의 문제점을 개선해서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특법은 1981년 제정돼 이듬해부터 시행됐다. 제정 당시와 사회 상황도 크게 달라져 전면 손봐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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