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역버스환승센터. (사진 연합뉴스)
나이가 들수록 대중교통 이용 시 지하철보다 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하철·버스 무임승차 조정에 나선 이유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어르신 교통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버스 이용 비율이 만 90세 이상에서 37.8%에 달했다.
만 65∼69세에서는 12.8% 수준이었지만 70∼74세 16%, 75∼79세 21.3%로 나이가 들면서 점차 높아졌다.
이는 고령일수록 장거리 이동보다는 병원 진료와 장보기, 복지관 방문 등 생활권 내 단거리 이동을 주로 하며 이들 사이를 오가는 버스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임승차 지원의 무게중심을 지하철에서 동네 생활권으로 전환하기 위해 버스비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역세권 거주 여부에 따른 어르신 교통복지 격차를 줄이는 것과 함께 나이가 들수록 버스를 많이 타는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현재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어르신 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이 카드로 버스도 탈 수 있지만, 제값을 지불해야 한다.
시는 정책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함께 추진한다. 지하철에서 줄인 예산으로 버스 지원비를 충당해 추가적인 세금 부담 없이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연령이 조정되면 만 65∼69세 이용자(작년 기준 연간 약 8500만 명) 중 유료 전환 후에도 지하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43.5%)과 기본 운임(1550원)을 고려했을 때 연간 약 572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한 달 최대 14차례로 무임승차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대상자들의 연간 버스 이용량(약 3500만 건)에 평균 운임 1500원을 적용하면 연간 약 525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4일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시는 다음 달 중 공청회를 여는 등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신속히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예산 편성 문제가 해결되면 이르면 내년부터도 시행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조례 통과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수도권 다른 지역 이용자와 형평성 문제는 앞으로 과제로 남게 됐다. 서울 지하철은 경기, 인천, 코레일 노선 등과 연결돼 있는데 서울만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