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에서 운행 중인 심야 자율주행택시
렌터카업계가 국토교통부 산하 ‘자율주행택시 사회적 협의체’ 참여를 거부당하자 반발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기존 운수업계 간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3일 국토교통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국토부 산하 ‘자율주행택시 사회적 협의체’ 회의에서 렌터카 업계의 협의체 참여 안건이 7대5로 부결됐다.
자율주행택시 사회적 협의체는 국토부 주도로 지난 1월 출범했다. 법인·개인택시 단체와 택시노조 등 택시 관련 단체 4곳을 포함해 카카오모빌리티, 우버, 자율주행산업협회, 교통안전공단 등 총 12개 단체 및 개인으로 구성됐다.
앞서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렌터카 기업도 자율주행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협의체 참여를 요구해 왔다. 연합회는 협의체 참여 부결에도 불구하고 협의체 재구성과 렌터카연합회의 참여 보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택시와 렌터카의 역할은 비교적 명확하다. 택시는 사람을 태워 목적지까지 운송하고, 렌터카는 차량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하지만 운전자가 사라지는 완전자율주행 시대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운전석이 비어 있는 자동차가 스스로 찾아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세상이 온다면, 택시인지 렌터카인지 경계가 모호해진다.
렌터카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변화가 택시업계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정책 논의가 택시업계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렌터카사업자가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택시업계는 렌터카사업이 택시처럼 면허사업이 아닌 점을 들어 렌터카 업계의 참여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렌터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등록사업이고 택시는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면허사업이다.
또 24만 명에 달하는 운수종사자 고용 충격과 정부 허가를 득한 면허 체계 붕괴 가능성을 고려할 때, 렌터카 기업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렌터카의 협의체 참여 여부의 본질은 자율주행 시대 여객운송 제도를 기존 택시면허 체계로 설계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사업자에게 문을 열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