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한강버스는 여러 논란 속에서도 탑승객은 늘고 있다. 작년 9월18일 정식 운항 이후 지난달 19일 누적 탑승객 30만 명을 돌파했다. 5월에는 황금연휴(5월 1~5일) 닷새 동안 2만3000명이 탔다.
하지만 한강버스의 당초 목적인 출퇴근 시간대 이용객 비중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현재 서울시의 공식적인 시간대별 승객 통계에서 출퇴근 이용객 수치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용객의 대부분은 주말 및 평일 낮 시간대의 관광·여가 목적 탑승객으로 추정된다.
출퇴근 시간대 탑승객이 적은 이유는 긴 출퇴근 소요 시간과 불편한 환승 대기로 통근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강 위 정류장은 강남이나 광화문 같은 핵심 업무지구에 닿지 않는다. 배의 속도도 출근 시간에 맞추기엔 빠듯하다.
실제로 잠실선착장에서 마곡지구까지 지하철을 타면 약 1시간이 소요되지만, 한강버스를 이용할 경우 선착장 간 환승 대기 및 정차 시간 등으로 3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은 유람선 아니냐’, ‘왜 시민 세금으로 유람선을 띄우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박에다 굳이 버스라고 이름 붙인 것 자체가 대중교통으로써 실패가 예견됐는지 모르겠다. 한강버스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무엇보다 시내버스, 지하철과 동급인 ‘교통’사업이라야 시 예산을 안정적으로 끌어올 수 있어서다.
유람선이라 부르면 관광이 되고 관광이 되는 순간 일부의 여흥거리가 된다. 이는 시민이 누리는 보편적 서비스라는 명분과는 동떨어진다.
이런 사정에 따라 한강버스는 처음부터 대중교통으로 설계됐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7개 선착장을 잇는 노선, 평일 출퇴근 시간에도 운항하는 시간표, 시내버스의 두 배 남짓한 3000원 요금. 모두 대중교통이라는 정체성에 맞춘 결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출퇴근 수요는 미미하다. 정작 사람이 몰리는 시간은 따로 있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오후 3~5시, 그리고 해 질 무렵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대중교통이 아니라 사실상 관광용 수상교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손님은 늘고 있어도 한강버스는 적자에 빠져 있다. 지난해 매출 약 54억원, 영업손실 94억원, 당기순손실 142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잠식 상태이고 부채 총액은 1500억원이 넘는다.
매출 54억원 가운데 정작 표를 팔아 번 운송수입은 2억원 남짓에 불과했다. 매출의 4%도 안 된다. 나머지 96%는 식음료(F&B), 임대, 광고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을 볼 때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수단으로써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다. 한강버스가 무엇으로 모습이 달라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결국 관광용 수상교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대중교통 딱지를 떼야 한다. 관광용 수상교통, 유람선으로 발전시키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