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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기사 급구’…왜?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8-07-19 09: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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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로시간 단축 후폭풍…시내버스업체로 대거 옮겨


▲ 마을버스 모습.


마을버스 업체들이 얼마 전부터 기사를 못구해 비상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사가 부족해진 시내버스 업체들이 경력 있는 마을버스 기사들을 우선적으로 데려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19일 마을버스업계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시내버스 업체들이 경력기사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마을버스 기사들의 이직이 급격하게 일어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을버스 기사들은 입사 후 1~2년 정도 경력을 쌓은 뒤 시내버스 업체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업체 간 임금이 많게는 월 100만원 이상 차이 나는 등 급여와 복지 등에서 차별이 있어, 더 나은 조건인 시내버스 업체로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발판으로 삼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데 최근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마을버스 업체에서 인력이 유출되는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어떻게든 부족한 인원을 채우려는 시내버스 업체들의 채용 공고에 마을버스 기사들이 대거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말까지 버스업체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으로 고정되고 탄력근무제를 적용하더라도 전국적으로 당장 8854, 내년 7월에는 17795명의 운전기사를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한국교통연구원 조사).

 

마을버스 업체들은 경력 기사들이 이직할 때를 고려해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신규 채용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기사들이 이탈하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서울마을버스 A운수 관계자는 버스기사 경력이 없는 1종 대형면허 자격증 보유자가 입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이러다 마을버스 업체들은 돈을 주고 가르치는 버스기사 교육장소로 전락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마을버스업계는 근로시간 단축과 더불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예고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마을버스 요금이 고정된 상태에서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결국 배차시간을 늘려서 기사 1인당 근무시간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버스회사 입장에서는 10대를 운영하든 8대를 운영하든 수익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용객 입장에서는 늘어난 대기시간과 탑승 인원 증가로 불편이 커질 수 있다. 마을버스업계는 수익성이 악화돼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든 버스기사의 임금을 임금 상승으로 보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지만 시민 부담을 고려해 요금 인상도 쉽지 않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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