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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시내버스 기사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6-04-30 17: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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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주 근로시간 기준으로 수당 지급해야“…산정 방식 파기환송

지난 1월 서울 시내버스 전면파업 시 서울역 인근 갈월동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버스 위치 정보가 '차고지'로 표시되고 있다.


시내버스 회사가 운전기사에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0일 서울의 시내버스 회사 동아운수 소속 운전기사 97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심(2심)을 일부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에서 근로자들이 패소했던 부분 중 일부만 파기하고 나머지는 유지했다.

 

원심 판단 중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부분은 유지됐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임금에 따라 수당을 다시 산정하고, 이보다 적게 지급된 수당과의 차액을 회사가 지급하라는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봤다.

 

동아운수 근로자들은 지난 2015년 회사가 지급하는 상여금은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갖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수당을 재산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동아운수는 기본급의 100%인 상여금을 연 6회 지급해 왔다.

 

회사 측은 상여금에는 고정성이 없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등을 청구하는 것은 기존 관행이나 노사 간 묵시적 합의에 반해 민법상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앞서 1심은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정기상여금 부분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상여금 지급조건이 확정되어 있지 않아 고정성이 없다고 봤다.

 

2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대법원이 고정성 요건을 폐지하는 새로운 판례를 내면서 2심은 원심을 뒤집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 버스 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상여금은 지급산정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근무 성적 등과는 관계없이 사전에 확정된 금액이 특정 지급일자에 정기적으로 분할 지급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이 간주 근로시간이 아닌 실제 근로시간만큼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지급하도록 판결한 부분에 대해선 법리 오해라고 보고 이 부분을 파기했다.

 

간주 근로시간은 실제 연장·야간근로시간과 관계없이 노사 합의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시간을 뜻한다. 실제 근무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주로 쓰는 방식으로, 보장 근로시간(보장시간)이라고도 부른다.

 

동아운수 운전기사들의 실제 근로시간은 간주 근로시간에 미치지 못했는데, 2심은 간주 근로시간이 아닌 실제 근로시간에 대해서만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에 대해 "노사 간에 실제 근로시간에 관계 없이 일정 시간을 연장·야간근로시간으로 간주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시급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른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산정할 때 원고들의 연장·야간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하더라도 그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원고들의 실제 연장·야간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하는 경우 실제 근로시간을 토대로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산정한 원심의 판단은, 근로시간 보장 약정에 관한 법리 오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전국 버스 회사의 임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버스회사들은 그간 통상임금에 기초해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각종 수당을 지급해 왔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보는 경우, 회사에서 부담하는 수당도 덩달아 커진다.

 

이번 판결이 향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확정되면 서울을 비롯해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역은 버스회사의 손실을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하는 구조인 만큼 공공 재정 투입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시내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에 우려가 있다"며 “늘어날 인건비와 관련해 버스사업조합과 함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버스노조는 "대법원이 서울시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확인했다"며 "서울시가 예산 핑계와 절차적 회피로 일관하며 명백한 임금 체불을 지속한다면 이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반영한 수당과 실제 지급해온 수당의 차액을 지급하라고 촉구하며 "서울시와 사업주들이 체불임금 청산을 거부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서울버스노조는 사측과 동아운수 2심 판결 후 진행한 임금 협상에서 높아진 통상임금을 반영한 임금 체계 개편과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2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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