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교통생활 TIP 3
정부가 중동 전쟁발 고유가 여파에 한층 심해진 출퇴근길 대중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버스와 열차 배차를 늘리고, 평소보다 빠르거나 늦은 시차 출근·퇴근 교통비 환급률을 확대한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고용노동부 등 9개 부처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날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관계부처 합동 '출퇴근 대중교통 혼잡 완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 초 석유 자원 안보 위기 경보 '경계' 단계(4단계 중 3단계)가 발령되고 차량 2부제 등 에너지 절약 대책이 시행된 영향으로 이달 대중교통 출퇴근 통행량이 전년보다 약 4.1% 늘었다. 서울 지하철에서 혼잡도가 150%를 넘는 구간도 지난달 초에는 11개였다가 이달 초에는 30개로 약 3배 증가했다.
대책은 승용차 이용 억제, 대중교통 공급 확대, 출퇴근 수요 분산, 대국민 캠페인 등 4대 분야이며, 시행 시기에 따라 선제·즉시·심각·근본 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 승용차 이용 억제
정부는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8일 공공부문 승용차 2부제(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를 시행했으며, 석유 경보 '심각' 단계 격상 때 민간까지 단계적 강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부제 이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제 참여 차량에 대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하는 특약 상품을 다음 달 선보이고, 공영주차장 주변 불법 주·정차를 집중 단속한다.
교통유발부담금 감면제도를 활용해 차량감축을 유도하고, 민간에 감면 혜택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 감면기준 유연화 등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석유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면 버스전용차로 이용구간의 시간 연장을 검토한다.
◆ 대중교통 공급 확대
대중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 출퇴근 시간대 혼잡이 심한 구간부터 광역·도시철도와 광역·시내 버스 운행을 확대한다.
선제적으로 혼잡도가 높은 서울 시내버스 196개 노선과 신분당선 정자∼신사 구간은 평일 기준 4회 증차했다. 버스 운행은 2312번(상암동∼길동 구간), 361번(흑석동∼대방역) 등에서 하루 총 784회 늘어난다.
서울 지하철 2·7호선 중 사당∼방배, 철산∼가산디지털단지 구간도 운행을 18회 늘렸다.
경인선(1호선 동인천∼용산) 급행열차를 활용해 출퇴근 수요가 많은 대방, 신길, 개봉, 동암, 제물포 등 5개 역에서는 하루 15회 정차 횟수를 늘린다.
석유 경보 '심각' 단계 격상 때는 시내버스 파업에 준한 도시철도, 버스 등 집중 배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근본적인 공급 확대를 위해 혼잡도가 높은 김포골드라인과 서울 4·7·9호선 증회를 위해 2029년까지 각각 153억원, 256억원 등 국비 409억 원을 지원하고, 국산 무선통신 기반 제어기술(CBTC) 도입으로 열차 배차간격 단축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오는 9월까지 대중교통비 환급 서비스 '모두의카드'(정액제 K-패스)의 환급 기준 금액을 50% 이상 인하하고, 출퇴근 시간대 전후로 지정된 시차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급률을 30%포인트 높인다.
모두의카드는 기준 금액을 넘긴 버스·지하철 등 교통비를 전액 무제한으로 돌려주는데, 수도권 기준 일반 국민은 기준 금액이 6만2000원에서 3만원으로 낮아져 평소보다 더 많이 환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해 민간 기업과 함께 유연한 요금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환승센터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으로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방권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교통 소외지역 시외·고속버스 필수노선 지정 및 수요응답형 버스(DRT), 간선급행버스(BRT) 확충도 추진한다.
◆ 출퇴근 수요 분산
공공부문의 시차출퇴근 등 유연근무를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이미 정부는 공공 부문에 유연근무 추진을 안내했고, 이번 대책 발표와 함께 공공부문의 시차 출퇴근 최소 30% 적용을 권고했다.
석유 경보 '심각' 단계 격상 때는 공공부문의 시차출퇴근은 50% 적용 권고 및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한다. 민간부분은 유연근무를 의무화하기보다는 적극 권고하고 참여를 독려한다. 이를 위해 유연근무 가이드라인, 장려금, 컨설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혼잡 완화 방안으로 거론된 '출퇴근 시간 고령자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지홍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상임위원은 "사회적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할 사항이기에 TF에서 별도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오늘 대책에 담긴 도시철도 및 버스 증차, 모두의카드 혜택 강화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관계부처, 지방정부가 합심해 출퇴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현장도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에너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