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의 남부버스터미널
코로나19 이전의 승객 수요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시외·고속버스업계가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비명이다.
이에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회장 김기성)는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청 등에 시외·고속버스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탄원서에 따르면 시외·고속버스는 코로나19가 끝난 지 수년째인 지금도 지역 간 이동 수요가 위축되면서 승객과 수입 모두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30~50% 감소하면서 적자가 쌓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유류비 부담이 크게 증가해 경영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시외·고속버스는 시내버스가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 전환을 거의 끝마친 것과는 달리 친환경차 전환율이 낮아 유류비 부담이 크다.
시외·고속버스는 장거리를 다녀야 해서 전기·수소차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경유차이다. 이로 인해 유가 인상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고 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ℓ(리터)당 1600원대였던 경유 가격은 7일 현재 전국 평균 1960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0원을 넘는 곳도 많다.
한 달 평균 경유 50만 리터를 쓴다는 한 시외버스 업체는 리터당 100원만 올라도 고정비용인 유류비가 대략 5000만 원이 뛴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엔진오일·미션오일 등 구동계 오일류와 부품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버스 운영 전반에 비용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업계는 울상이다.
전국버스연합회는 시외·고속버스의 적자 해소를 위해 지난 2024년 10월 정부에 요금 조정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정부가 내놓은 그동안의 대책은 사실상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류세 인하는 유가보조금도 동반 인하되는 구조라 실효성이 없는 데다가, 유가연동보조금의 경우 지급에 상한(183.21원/ℓ)이 있어 충분한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국버스연합회는 기존 경영적자와 고유가로 인한 시외·고속버스 업계의 경영적자 규모를 월 338억 원, 연간 4058억 원으로 추산했다.
연합회는 현재와 같은 경영악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감회 및 감차 또는 운행 중단, 인력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는 곧 국민의 중·장거리 교통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시외·고속버스가 안정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재정지원 확대 및 지자체 재정지원 조기 집행 독려 ▲유가연동보조금 기준가격 인하 ▲요금 조속 조정 ▲고속도로 및 유료도로 통행료 상시 면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구간 및 시간 확대 등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