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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약물운전?”…단속 기준은 모호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6-01-11 17: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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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약 후 졸림·어지럼 등 느껴진다면 운전 피해야”

지난 2일 오후 6시 5분께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택시 차량 돌진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 현장. (사진 연합뉴스)


올해 4월부터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지만 약물운전 여부를 가를 약물 종류와 복용량 등 구체적인 단속 기준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오는 4월2일부터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 약물운전의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아지고 측정을 거부할 경우 약물 측정 불응죄로 처벌할 수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한 상태 외에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한다. 하지만 약물운전의 경우 음주운전과 달리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기준을 구분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추돌사고를 일으켜 15명의 사상자를 낸 70대 택시기사에 대해 경찰은 사고 직후 약물 간이검사에서 모르핀 양성 반응이 나오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과 약물운전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밀검사 결과 마약류관리법상 약물 성분이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고 구속영장은 기각됐으나 약물운전에 대한 불안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개그맨 이경규 씨가 약물을 복용한 채 다른 사람의 차량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운전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문제가 된 약물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공황장애 약이었는데 이 씨는 “공황장애약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료를 위해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더라도 운전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차를 몰면 처벌 대상이 된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처벌하는 음주운전과 달리, 약물운전은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라는 포괄적인 기준에 그치고 있다. 약물의 종류나 복용량에 따라 운전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전문가들은 약물운전 제재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의료인의 복약 안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처럼 약물 복용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고려한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감기약이나 수면제는 어디까지 주의해야 할까. 경찰청은 약의 이름 자체보다 복용 후 운전자의 상태가 기준이라고 설명한다.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제는 물론 수면제,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은 개인에 따라 졸림이나 집중력 저하, 반응 속도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으면 약물운전으로 판단될 수 있다.

 

경찰청은 “복약 후 졸림이나 어지럼 등 변화가 느껴진다면 운전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운전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의사나 약사에게 운전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 기준이 강화되면서 ‘몰랐다’는 사유는 더 이상 책임을 피하는 이유가 되기 어렵다.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약이라도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운전자 스스로 약물과 운전의 관계를 점검하는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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