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사진 중앙)이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업권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신사)의 렌탈 취급 한도 완화 방안에 대해 렌터카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렌터카연합회(회장 박성호)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여신사의 렌탈 취급 한도 완화 방안은 중소렌터카 사업자의 기반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시장 구조를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왜곡시키는 조치“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현재 렌탈업은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여신사의 부수 업무로 간주돼 렌탈자산이 주업무인 리스의 자산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원회는 여신사의 렌탈 취급 한도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카드사·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업권 CEO 간담회에서 "기업 생산성 제고와 국민 편익 증진 측면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렌탈업 취급 한도 완화 등 여러 규제개선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합회는 중소렌터카 업계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시장을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재편하는 조치라며 금산분리 원칙 준수와 정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연합회는 "2015년 감독규정 개정 이후 부수 업무 관련 규제가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렌털 자산 유동화까지 허용되면서 금융사의 비금융 영역 진입 장벽은 사실상 사라졌다"며 ”이후 여신사의 렌탈 사업 확장 속도가 더욱 가속화됐다“고 밝혔다.
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여신사가 렌터카 사업에 본격 진출한 2005년 당시 여신사가 운영하는 렌터카 사업자 수는 3개사, 등록 대수는 196대에 각각 불과했으나, 올해 사업자는 19개사로 늘고 등록 대수는 55만6725대로 20년 만에 폭증했다.
여신사는 조달금리 우위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렌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중소 렌터카업체는 오히려 여신사에 자금을 빌려 운영하는 구조여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연합회는 이런 구조에서 렌탈 관련 ‘본업 비율 자산 초과 제한’까지 완화한다면 중소업체 보호장치는 사실상 전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회는 소비자 피해 가능성도 지적했다. 대형 금융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금리·고단가 금융상품과 자동차 렌탈이 결합 판매될 경우 낮은 진입 장벽으로 청년층의 과도한 부채 증가, 이른바 ‘카푸어’ 양산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관리감독 사각지대 존재로 ▲과도한 위약금 ▲불완전판매 ▲자사 금융상품 유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여신사는 렌터카사업자에 자금을 빌려주는 조력자“라며 ”경쟁자가 돼서도 안 되고 경쟁자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