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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첫 시민체험…"관광용은 100점, 출퇴근용은 글쎄"
  • 연합뉴스
  • 등록 2025-07-02 18: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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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뚝섬∼잠실 1시간 운항…시민들, 통창·한강 뷰엔 호평

1일 정식 취항을 앞두고 시범운항에 나선 한강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이 여의도 일대를 바라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강변 경치는 멋졌고 탑승감은 편안했다. 하지만 너무 덥고 소음이 다소 있었다.

 

오는 9월 정식 취항을 앞둔 서울시 한강버스를 1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시민 체험단과 함께 타봤다.

 

이날 탑승 체험은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해 뚝섬을 지나 잠실 선착장에 도착하는 경로였다. 취재진 40여명과 체험단에 선정된 시민 50여명 등 총 90여명이 탑승했다.

 

여의도 선착장은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이동하기 편리했다.

 

시민 체험단은 운항 15분 전 선착장에 모여 설레는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분 확인 후 한강버스 직원 안내에 따라 차례로 선내로 들어갔다.

 

유모차에 탄 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부터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 노부부 등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날 운항한 배는 한강버스 101호다. 199인승이고, 리튬이온 배터리와 디젤 발전기가 주 동력원인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좌석 밑에는 구명조끼가 모두 구비돼 있었고 간이 카페는 설비를 갖췄으나 실제 판매는 하지 않았다.

 

체험행사 진행자의 안내와 한강버스 직원의 구명조끼 착용법 설명이 끝나자 배가 출발했다.

 

승객 대부분은 창가 좌석 쪽에 앉아 통창을 통해 한강의 풍광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차례로 갑판에 나가 강바람을 맞아보기도 했다.

 

뱃놀이하듯 유유자적 눈에 담는 서울 풍경은 아름다웠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차들엔 이질감이 들었다.

 

좌석 간격은 그리 넓진 않았으나 간이 테이블을 편 채 노트북 작업을 하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체감온도가 32도를 웃도는 폭염에 선내가 너무 더워 시민들이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에어컨을 전부 가동했지만, 접안해있는 동안 햇볕에 선체 온도가 올라 열기가 잘 식혀지지 않은 탓이다.

 

소음도 신경이 쓰였다.

 

정박해 있을 때와 출발 후 10여분간은 전기 배터리를 사용해 소음이 크지 않았으나 이후 디젤 엔진으로 전환하자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다.

 

시민 체험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두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경기도 고양시에서 왔다는 조민준(34)씨는 "넓은 통창으로 보는 뷰가 정말 좋아서 관광용으로 한 번 더 타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소음은 참을만한데 너무 더워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유학생이라는 중국인 노송용(25)씨도 "뷰가 정말 아름다운데 너무 더워서 좀 불편하다"며 연신 손부채질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에어컨 효율 강화와 선팅 작업을 하고 커튼 설치를 검토하는 등 정식 운항 전까지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강버스는 관광에 더해 출퇴근 목적으로 설계됐다. 관광용으로는 체험단 모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출퇴근 활용도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조씨는 "이 경로를 출퇴근해야 한다면 이용해볼 만하다"며 "배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선착장을 오가면 편리할 것 같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최인현(35)·김경미(39)씨 부부도 "원래 복잡한 버스나 지하철을 좋아하지 않아 이런 수상교통수단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교통체증이 없고 탑승 인원 제한이 있으니 교통패스를 잘 활용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모(41)씨는 "시간이 넉넉하면 모르겠지만 1분 1초가 너무 바쁜 아침 시간에 여러 교통수단을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출퇴근으로 이용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유학생 노씨도 "만일 제가 직장인이라면 너무 느려서 불안해 못 탈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강버스는 출발한 지 정확히 1시간이 지나 잠실 선착장에 도착했다. 여의도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시간은 큰 차이가 없으나 훨씬 쾌적한 것은 큰 장점이었다.

 

잠실 선착장은 여의도보다는 접근성이 다소 아쉬웠다. 이에 시는 기존 버스 노선을 연장하고 셔틀버스도 운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잠실새내 나들목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을 2개 만들었다"며 "그곳에서 바로 탑승해 주변 지하철역 등으로 편히 이동할 수 있게 8월 1일부터 노선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 체험 탑승은 8월 30일까지 매주 화·목·토요일 진행된다.

 

7월 화·목요일에는 오후 2시와 오후 7시 각 1회씩 여의도∼잠실 방면으로 운항하며, 토요일에는 오후 2시 같은 방면 1회 편도로 한강을 거슬러 오른다.

 

2주 단위로 회당 150명씩 체험 신청을 받는데, 현재까지 3천명이 신청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는 선착장 주변 기업 직장인을 대상으로도 출퇴근 시간 체험 운항을 하면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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