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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의 렌터카 규제 완화 ‘논쟁’의 끝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6-09-13 19: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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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히 ‘대형 금융사 對 중소 렌터카사’ 구도로만 볼 수 없어
  • 중소사업자 지원책 마련·대형사 간 경쟁 유도로 해법 찾아야

금융위원회가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탈사)의 렌터카 사업 확대를 제한하는 이른바 ‘본업비율’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렌터카와 캐피탈업계 간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여신전문금융회사(캐피탈사)의 렌터카 사업 확대를 제한하는 이른바 ‘본업비율’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렌터카와 캐피탈업계 간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은 캐피탈사가 보유한 렌탈자산의 분기 중 평균잔액이 본업자산의 분기 중 평균잔액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캐피탈사가 렌터카 사업을 확대하려면 리스자산도 함께 늘려야 하는 구조다.

 

이런 규제의 취지는 본업(대출, 리스, 할부금융)보다 실물 렌탈업 등에 과도하게 치중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것을 막고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캐피탈업계는 최근 자동차 이용시장이 리스에서 장기렌터카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본업인 리스를 강제로 늘리지 않는 한 급증하는 장기렌터카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금융위원회도 캐피탈사의 본업비율 규제가 여전히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일부 렌터카업계의 반발로 1년 가까이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 중소 렌터카사, 대형 렌터카사에 대해 더욱 민감 

 

렌터카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내 렌터카업계의 한 축인 한국렌터카연합회는 캐피탈업계가 장기렌터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 상황에서 규제까지 완화하면 중소 렌터카업체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렌터카업계의 또 다른 한 축인 전국렌터카연합회는 캐피탈사의 실질적 경쟁상대는 중소업체가 아니라 롯데렌탈 등 대형 렌터카사인만큼, 중소사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상생 프로그램을 전제로 조건부 합의가 가능하다는 전향적 입장이다.

 

본업비율 규제 완화의 쟁점은 캐피탈사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필요한가 하는 점이다. 특히 규제 완화가 오히려 대형 렌터카사업자의 경쟁자를 막는 장벽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중소 렌터카업계는 사실 캐피탈사보다는 대형 렌터카사업자에 대해 더욱 민감한 편이다. 중소 렌터카사와 대형 렌터카사 간에는 그동안 악화된 감정과 갈등이 많이 쌓여 있다. 

 

일부 대형 렌터카사는 고객을 소개하고 연결해 주면 계약 성사 시 수수료나 수익의 일부를 받는 영업방식으로 중소 렌터카사가 주로 영위해 온 단기와 사고대차 영업시장을 잠식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같은 대형 렌터카사의 영업 형태는 실질적인 관리위탁 또는 명의이용 금지 규정 위반 소지가 있고, 보험사 간 할인약정으로 중소사업자의 경쟁력을 상실시켜왔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 공정위, “현행 규제가 대형 렌터카사 보호”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분석을 보더라도 캐피탈사의 본업비율 논쟁을 단순히 ‘대형 금융사 대 중소 렌터카업체’ 구도로만 바라보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2025년 말 국내 등록 렌터카는 129만6233대로, 롯데렌탈이 25만5553대(19.7%)로 1위, SK렌터카 19만5000대(15.0%)-현대캐피탈 15만7607대(12.2%)-하나캐피탈 9만1798대(7.1%)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SK렌터카를 보유한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하면서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산 점유율이 38.3%에 달한다며, 다른 캐피탈사와 중소 렌터카사가 양사에 충분한 경쟁압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 중 하나로 캐피탈사에 적용되는 본업비율 규제를 지목했다. 현행 규제가 중소 렌터카업체를 일정 부분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시장 상위 대형 렌터카사업자를 캐피탈사와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고 봤다. 중소기업 보호 명목의 규제가 오히려 1위 대형사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방패 역할을 했다는 진단이다.

 

또 공정위는 단기(여행·출장)와 장기(1~3년)렌터카를 별도 시장으로 구분해 경쟁상황을 분석했다. 중소 렌터카사가 주로 영업하는 단기시장과 캐피탈사가 경쟁하는 장기렌터카시장의 구조와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중소렌터카시장 침해 가능성을 낮다고 본 것이다.

 

캐피탈사는 본업비율 제한으로 장기렌터카 차량을 늘리려면 리스자산도 함께 확대해야 한다. 이는 동일한 규제가 없는 대형 렌터카사보다 불리한 경쟁 여건에 있다. 중소 렌터카업체들 역시 자금조달 능력과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대형 렌터카사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중소사업자 보호가 필요하더라도 모든 캐피탈사의 렌터카 사업 확대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중소 렌터카사 지원책 마련·대형사 간 경쟁 유도해야

 

과거 렌터카업계는 대기업인 현대자동차의 렌터카 시장 진입을 조건부로 수용한 바 있다. 당시 차량 할인조건 완화와 현대캐피탈 연계 렌터카 특화 금융상품 등을 통해 중소·신규 렌터카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영향력이 훨씬 큰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는 동의했는데 캐피탈사에 대해서만 규제 완화를 전면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본업비율 규제 완화 논쟁의 핵심은 중소 렌터카업체의 생존 기반을 보호하면서 대형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느냐다. 

 

그렇다면 정책의 초점은 특정 사업자를 보호하는 데 있지 않고, 중소 렌터카업체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대형 렌터카사와 캐피탈사 간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의 가격·상품 선택권을 확대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

 

규제를 완화하되 중소 렌터카업체에 대한 차량구매 대출 한도 확대 및 금리 인하, 초기 6개월 원금 상환 유예, 사고대차 물량의 중소업체 배정 확대 등 실질적 보호장치를 제도화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수 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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