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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억 택시 번호판도 ‘한 방에 훅 간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6-07-21 09: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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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에 온 자율주행시대…정부도 택시업계도 노심초사

서울 강남 일대에서 운행 중인 심야 자율주행택시


최근 십 수년간 세계적으로 택시 영업은 우버(Uber) 등 차량 공유 서비스의 등장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그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택시 로고 차량이 거리 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택시업계가 지난 2013년 우버의 한국 초기 진출을 잘 막아냈기 때문이다. 그때 우버가 한국에 진출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해왔다고 하면,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도시들처럼 현재의 택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막은 것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유상 운송 금지) 위반 때문이다. 우버는 그 후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우티(UT)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재진입했고, 현재는 플랫폼 택시인 '우버 택시'를 운영하면서 한국시장에서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우버 이후 11인승 승합렌터차를 활용한 ‘타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승차 공유) 사업이 택시업계를 흔들었지만, 이들 역시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현행법 위반 논란으로 중단됐다.

 

이처럼 한국 택시는 최근 십수 년간 여러 차례 큰 파고를 넘겼지만 이제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택시’라는 과거와는 엄청 다른,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앞서, 우버에 의해 무너진 뉴욕 택시는 한국의 택시면허와 판박이 구조라는 점에서 택시업계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정부가 택시 대수를 제한하고, 사람들은 그 권리를 산다. 돈이 부족한 사람은 대출까지 끼고 산다. 

 

한때 뉴욕의 명물이었던 옐로캡 택시는 면허 값이 100만 달러가 넘었다. 정부가 택시공급을 1만3000대로 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버·리프트의 등장으로 맨해튼 아파트 한 채 값에 달하던 면허장은 휴지조각이 됐다.

 

현재 국내 개인택시 면허 값은 서울의 경우 1억 원이 넘고, 2억 원 안팎에 거래되는 지역도 있다. 영업이 안된다는 법인택시 값도 수천만 원대다. 택시영업이 잘돼서라기보다는 인위적 공급 제한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택시는 모두 24만6300대로 개인택시 16만4700대, 법인택시 8만1600대다. 종사자와 그 가족 수까지 감안하면 100만 명 안팎의 생계와 관련 있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택시는 필연적으로 그동안 유지해온 한국 택시의 제한된 공급을 풀리게 할 수밖에 없다. 그 순간, 담보 가치 하락과 함께 택시업계의 생존권 문제가 대두되고, 그 저항권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자율주행 시대의 연착륙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른 시대적 상황이라며 이를 무시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지만, 택시사업면허는 이미 오래전부터 법적 재산권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천만 원에서 2억 원 안팎의 재산이 한 방에 훅 날아간다면 그대로 참고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커다란 사회적 충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 택시면허를 적절히 보상·회수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발간한 '자율주행 시대 한국 택시 서비스의 위기와 혁신방안' 보고서에서 자율주행택시 도입에 앞서 기존 택시의 배타적 영업권을 인정해 택시면허를 미리 사들여 소각하자는 이례적 제안을 내놓았다.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WA) 주 정부가 우버 도입 이후 기존 택시면허 가격이 급락하자, 최저매입가(10만 호주달러)를 보장하면서 택시면허를 사들여 기존 택시면허의 99.7%를 매입 완료한 프로그램을 모범 사례로 거론했다.

 

현재 시범운행 중인 자율주행택시는 법적 책임 소재 규명이나 보험 제도, 즉 법과 제도를 어떻게 할는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정부가 마련 중이라고 하는데, 자율주행택시는 앞으로 기술 발전보다는 오히려 제도가 좌우할 수 있다. 정치의 속도가 관건이다.

 

대한민국 교통 역사상 가장 큰 변화의 한복판에 선 한국 택시. 혁신 기술을 넘어 사회적 합의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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