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자율주행택시, 법·제도 개선 서둘러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6-05-17 18:28:02

기사수정
  • 현행 법은 면허권·사람 전제 기반…택시업계와 심각한 갈등 예상

서울 강남·서초 일대에서 운행 중인 심야 자율주행택시.


자율주행택시가 시범 운행단계를 지나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법과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택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른 택시사업면허가 있어야 한다. 택시 운전 역시 관련 법과 제도에 따른 자격을 획득해야 한다. 

 

또 택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주체가 명확하지만 자율주행택시는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불분명하다.

 

이처럼 현행 택시관련 법과 제도는 '사업면허권'과 ‘사람’이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택시의 경우 운수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행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사업용차량이 아닌 자율주행차도 영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지만 ‘시범지구’ 안에서만 다닐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율주행택시는 택시업계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크다. 과거 카카오가 도입하려고 한 카풀 서비스, 타다의 승합차 호출 서비스 모두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면허제 아래 자비를 들여 시장에 진입한 택시사업자들이 순순히 자율주행 택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해 택시업계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택시업계는 정부와 자율주행 업계 주도 실증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초기부터 밝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향후 자율주행택시 관련 제도 구축 과정에서 기존 택시면허를 인정받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

 

택시업계의 핵심 요구는 ‘기존 면허체계 기반’의 단계적 도입이다. 택시회사는 차고지나 정비 등 차량 관리 인프라를 제공하고, 자율주행 기업은 기술 개발과 관제 시스템을 담당하면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될 때까지 사업모델을 전환할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율주행기술 업계는 기존 택시사업면허를 자율주행택시 체계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뒤쳐진 자율주행택시 기술이 더욱 느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기존 택시면허를 구매해야 한다면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 

 

현재 국내 법인택시 면허 가격은 수천만 원대 수준이고 개인택시는 서울 기준 1억1000만~1억3000만원, 일부 지역은 2억 원이 넘는다. 자율주행 차량에 면허 가격까지 더하면 차량 한 대당 초기 비용이 수억 원 대로 뛴다.

 

자율주행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은 기존 면허와 별개인 로보택시 전용 허가 체계를 만들어 빠르게 시장을 키우고 있다”며 “택시면허를 구매해야 한다면 10년을 돌려도 수익이 안날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율주행택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에야 택시 단체 및 자율주행 기업 등과 ‘자율주행 택시 관련 사회적 협의체’를 꾸렸다. 올 연말까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상생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은 의견 수렴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자율주행택시는 미국과 중국에서 상용화 운행되고 있으며 운행 지역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서울 강남·서초 일대에서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무료 시범운행을 마치고 지난달 유료로 전환돼 운행되고 있다.


이병문 기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