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화물연대 집회 현장 사고 차량 (사진 연합뉴스)
BGF리테일에 공동교섭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 과정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3명이 비조합원이 몬 차량에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2분께 경남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CU 진주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들을 치었다.
이 사고로 화물연대 소속 50대 조합원 1명이 심정지 상태에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또 다른 조합원 2명도 각각 중상과 경상을 입었다. 부상한 조합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물류 차량 출차를 노조원이 막아서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집회는 화물연대 경남본부가 BGF리테일에 공동교섭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16일 시작해 오는 5월 1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을 운전한 비조합원 40대 남성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A씨가 차량을 운전할 당시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무리한 진압으로 조합원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측은 "사측의 대량 출고·배송을 저지하기 위한 연좌 농성 중 경찰이 조합원 약 40명을 강제로 밀어내고 대체 차량 출차를 강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차량에 부딪혀 바닥에 넘어졌으며 화물차가 쓰러진 조합원들을 밟고 지나가면서 이 같은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는 파업 2주 차를 맞을 때까지 이어진 원청과 노조 간 평행선 대치가 꼽힌다. 화물연대는 그동안 원청인 BGF리테일 측에 일곱 차례에 걸쳐 공동교섭을 촉구했으나, 사측이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BGF 측은 현재 편의점 물류가 BGF로지스에서 물류센터, 운송사, 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BGF리테일에 납품되는 물품을 운반하는 배송 기사들로, 사실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원청인 BGF리테일에 의해 근로조건이 좌지우지돼 BGF리테일이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여러 차례 공동교섭을 촉구해왔다.
이번 사고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에 따른 원·하청 교섭 적용 대상 여부와 관련, 관심을 끈다.
정부는 그동안 화물연대가 공식 노조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들이 단결한 법외노조인 만큼 직접 중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로 인해 갈등이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고 악화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노동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취약한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도 스스로의 권익 보장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자영업자 등으로 보고 노란봉투법을 적용하기보다 별도의 소통 채널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