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약에 취한 상태로 외제 SUV 차량을 몰고 반포대교를 달리다 한강 둔치로 추락한 운전자 A씨가 이튿날인 27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휠체어를 탄 채 출석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약물 운전 처벌 기준이 크게 강화됐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단속 대상 약물은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 총 490종이다. 수면제(졸피뎀 등), 일부 진통제, 마취제, 항불안제, 식욕억제제 등 전문의약품 성분이 포함됐다.
일반적인 감기약이나 비염약 등 OTC(일반 의약품) 성분 자체는 단속 대상이 아니지만, 복용 후 졸음, 집중력 저하 등 운전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처벌될 수 있다.
단순히 약을 먹었는지가 아니라 운전이 가능한 상태인지, 실제 운전에 미친 영향 여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감기약을 먹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무조건 약물 운전으로 걸리는 게 아니라, 감기약을 먹고 정신이 몽롱해져 사고위험이 높아질 경우가 단속 대상이다.
경찰은 5월 31일까지 약물 운전 특별 단속을 실시한다. 약물 운전 단속은 주행 중인 차량을 일괄 정차시켜 진행하는 음주운전 단속과는 다르게 약물 운전 의심 신고가 들어오거나, 약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이 발생한 경우 단속한다.
음주운전 단속 중 운전자와 대화가 제대로 안 되는 등 약물 운전 의심 정황이 발견될 경우에도 추가단속을 실시할 수 있다.
약물 운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운전자를 하차시켜 1단계로 현장 평가를 실시한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하는 것처럼 직선 보행·회전·한 발 서기 등 운전능력을 확인한다.
2단계로는 간이 시약 검사를 하고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정확한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소변·혈액 검사를 한다.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약물 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된다.
법 시행과 함께 처벌 수위도 강화됐다. 1회 위반 시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2000만 원에 처해진다. 종전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었다. 상습 운전자와 상습 측정 거부자는 더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약물 운전 단속은 약물 복용 자체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사람의 운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