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 승객들.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후 일어나 달라는 안내를 지키지 않는 승객들이 많다. 이로 인한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여유 있는 교통 문화의 정착과 고령층에 대한 안전 교육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버스 내에는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음에도 대부분의 승객은 자리에서 미리 일어나 하차를 준비한다.
'승객 여러분, 하차하실 때는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후 일어서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도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승객들이 버스 정차 전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리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완전히 정차한 후 일어나 하차하면 다른 승객과 버스 기사에게 오히려 폐를 끼친다고 생각한다.
승객 A씨(70)는 “버스 기사나 다른 승객들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버스가 멈춰 선 후 일어나 내리려다 보면 문이 닫혀 하차하지 못할 수 있어 미리 일어난다는 승객도 있다.
승객 B씨(50·여)는 "사람이 많으면 헤치고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문이 닫히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 정차하기 전에 먼저 나가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벨을 누른 후 버스가 정차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문 앞에 도착한 순간 문이 닫히려 하는 경우도 많다. 급하게 '내릴게요'라고 말해 겨우 하차한다.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승객이 하차하려다 넘어져 다쳤다면 버스 기사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넘어져 다친 승객이 치료비를 받으려면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버스 기사들은 경찰 조사를 받는다.
법원은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 발생한 사고의 경우, 승객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와 운전자의 안전배려의무 이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사안별로 책임 비율을 정하고 있다.
최근 나온 판결을 보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승객이 버스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승객은 버스가 정차하기 전에 넘어져 어깨 회전근개 근육과 힘줄이 손상돼 수술을 받았다. 치료와 간병비 등으로 577만 원이 들었는데 법원은 치료비의 30%와 위자료 100만 원을 포함해 총 273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버스 안에서 승객이 일어나 넘어지는 사고는 고령층에서 많이 일어나는 만큼, 피해가 치명적일 수 있어 기사들의 걱정도 크다.
버스 기사 C씨(55)는 “어르신들이 정차 전 미리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어르신들이 행동이 느리신 경우가 많아 미리 일어나시는 것 같은데 상당히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버스 내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유 있는 교통 문화의 정착과 고령층에 대한 안전 교육 확대가 필요하다. 고령자 시설이나 모임에서 특별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또 승객들이 여유 있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시행령이나 규칙 등 제도적인 검토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