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파업 이틀 만에 타결된 다음 날인 15일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서 한 시민이 시내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최근 서울 시내버스 파업의 핵심은 통상임금에 대한 노사 간 의견 차이 때문이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작년 상반기부터 임단협 교섭에 진통을 겪었다. 노사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2024년 12월 대법원 판단과 이 판례를 적용한 작년 10월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의 항소심 판결을 두고 ‘얼마나 임금을 올려야 할지’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버스운전기사 임금체계는 기본급 비중이 낮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정기상여금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임금 총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 시내버스업체인 동아운수 소속 버스기사들은 지난 2015년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미지급 임금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정기상여금에는 고정성이 없다"며 통상임금성을 부정했다(서울북부지법 2019. 2. 22. 선고).
그런데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12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을 폐기하면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도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지만(2015.10.29. 선고) '월 기준시간'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를 두고 새로운 논란을 남겼다.
사측은 판결 금액을 근거로 "재판부가 월 기준시간을 실제 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계산했다"고 해석한다.
반면 노측은 "판결 이유에 따르면 노사 합의에 따라 정한 간주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삼았고, 산정 결과에 계산 착오가 있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 모두는 항소심 판결에 상고해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은 서울 시내버스 임금·단체협약 교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선 '임금체계 개편'이 큰 쟁점이 됐다.
사측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과도한 인건비 부담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맞추도록 정기상여금을 기본급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먼저 개편한 뒤, 전체 임금인상률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추가 임금 지급은 법원에서 해결할 일로 임단협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면서 임금체계 개편 없이 기본급 3% 인상을 요구했다.
또 정기상여금 산정을 위한 '월 기준시간'도 쟁점이 됐다. 사측은 항소심 판결을 근거로 실제 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노측은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통상임금 시급이 낮아져 사실상 임금 삭감 효과가 발생한다며 반발했다.
'통상임금 시급 산정 기준시간' 자체도 쟁점이 됐다. 통상임금 시급은 월 통상임금을 기준시간으로 나눠 산정하는데, 기준시간이 늘어날수록 시급과 각종 수당은 줄어들게 된다. 사측은 주 40시간 근무에 유급 주휴 8시간을 포함한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측은 단체협약상 만근일 기준인 월 22일, 하루 8시간을 토대로 '월 176시간'을 주장했다. 동아운수 사건 항소심은 176시간을 적용했다.
통상임금과 기준시간을 둘러싼 해석 차이로 노사는 장기간 대립했고, 결국 파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최근 노사 합의로 버스 운행은 재개됐지만,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갈등과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4년말 대법원 판결 이후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서 최근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크게 증가했다. 노동자는 그동안 받지 못한 임금의 청구권을 갖게 됐지만 기업은 추가 지급 부담을 갖게 돼 여전히 현장에서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