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서 운행 중인 국내 첫 심야 자율주행택시
국내 택시 노사 4개 단체가 5일 ‘K-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입장’이라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자율주행 시대 전환 과정에서 택시 산업과 운수종사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전국택시노조연맹, 전국민주택시노조, 전국개인택시연합회, 전국택시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택시면허 기반의 자율주행 도입 ▲운수종사자를 위한 출구전략 수립 ▲한국형 ‘K-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을 요구했다.
택시 4개 단체는 "자율주행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사회적 합의 없이 맞이하는 급격한 변화는 25만 운수종사자와 가족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기존 산업을 혁신의 방해꾼 정도로 매도하려는 움직임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일부 외국자본에 뿌리를 둔 특정 기업들이 자율주행 공급에서 사업운영까지 주도하려는 일련의 의도들에 대해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택시 4개 단체는 “자율주행의 기술발전과 안정적인 상용화는 반드시 기존 면허 체계를 기반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며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원칙”이라고 못 박았다.
택시면허 제도는 단순한 운행 허가가 아니라 안전·서비스 품질·시장 수급을 조절해온 사회적 시스템으로, 이를 무시하고 기술과 자본 논리만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무책임한 행위이자 교통 대란을 자초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택시 4개 단체는 정부에 운수종사자를 위한 구체적인 출구전략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으로는 ▲현실적인 보상을 통한 감차 사업 ▲대체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전문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교육 프로그램 ▲사업 전환을 희망하는 택시 사업자를 위한 금융 및 행정 지원 등을 요구했다.
또 미국·중국 모델의 맹목적 추종보다는 한국 교통 현실과 데이터를 반영한 ‘K-자율주행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방적인 외국자본과 기술 도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정부와 운수업계, 자율주행 업계가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택시업계가 자율주행에 목소리를 낸 건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자율주행택시 문제가 부각된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발표한 ‘자율주행 시대, 한국 택시 서비스의 위기와 혁신방안’ 보고서를 통해 성장 동력과 소비자 이익 등의 측면에서 자율주행 택시 도입이 불가피하다며, 관련 규제를 과감히 풀고 택시면허를 매입하는 등 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