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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강 리버버스 도입…과거 ‘수상택시’ 전철 밟을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06-25 12: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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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하반기 ‘수상교통+랜드마크’ 운영 목표…접근성·경제성 등 과제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운항하는 ‘리버버스’ (사진 연합뉴스)
서울시가 한강 수상버스(리버버스)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히자 과거 수상택시의 실패 사례가 재현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 리버버스 운영사업자를 다음 달 14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한강 리버버스는 내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육상대중교통의 보완재로서 수상교통 수단인 동시에 관광상품이자 서울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예상 운행 구간은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 10개 선착장 약 30km 구간이다. 리버버스는 운항 속도 20노트 이상으로 승객 150명과 자전거 20대 이상을 실을 수 있는 규모를 갖춰야 한다.

 

운영자는 협약 1년 이내 6척, 2년 이내 10척 이상 도입할 수 있어야 하며 하천점용허가 기간은 최초 3년에 결격사유가 없을 시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개인, 법인, 컨소시엄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7월21일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추후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하반기 중 예비타당성 조사도 추진해 사업을 더욱 구체화한다.

 

리버버스 도입의 주된 목적은 한강 수상교통 활성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3월 방문한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리버버스를 직접 타본 뒤 귀국 직후부터 도입을 검토했다. 1999년 개통된 리버버스는 4개 노선에서 운영 중이며 2018년 연간 1040만명이 이용할 만큼 상용화됐다.

 

특히 2019년 개통한 김포골드라인이 과도한 인파로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얻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 중 하나다. 서울시는 리버버스를 자전거 등 매연 없는 친환경 이동수단과 연계한 교통수단으로 구상해 출퇴근길 대중교통 수요를 일부 보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김포 시민이 셔틀버스나 노선버스 등을 통해 행주대교 남단까지 이동하면, 선착장에서 여의도까지 20분 이내 도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런던 관광객이 리버버스를 타는 것처럼 서울에 온 관광객이 한강 리버버스에 오르는 식으로 관광 상품화도 가능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착장까지 가기가 쉽지 않아 전면적인 출퇴근길 대체 교통수단으로는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교통수단으로의 환승 시간이 길고, 날씨에 큰 영향을 받으며 일반 대중교통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용요금도 과제다.

 

리버버스와 관련해 과거 한강 수상택시의 실패 사례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민자를 포함해 38억원을 투입한 한강수상택시는 2007년 10월 운항을 개시했으나 이용객이 거의 없어 2021년 사실상 폐지됐다. 

 

한강 수상택시의 2020년 출퇴근용 승객은 총 32명에 그쳤다. 2021년은 10명 안팎이었다. 수상택시의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다 지하철 등의 육로 대중교통에 비해 속도에 한계가 있는 점 등으로 분석됐다.

 

일반 대중교통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용요금도 과제다. 런던의 경우 요금이 1만5000원 수준으로 비싼 편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선착장 접근성과 환승 편의, 경제성 등 제약 요소에 대해서는 개선점을 찾을 계획이다.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이용해 선착장까지 쉽게 도착하도록 진입로 등을 정비하고 인근 지하철역을 오가는 셔틀버스 도입도 검토 중이다. 요금 수준은 논의를 이어가며 살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몇몇 회사가 사업에 대해 문의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민간의 창의적 운영방식이 접목된다면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버버스도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요금이 비싸거나 다른 육상교통수단에 비해 편리하지 않는다면 한강 수상택시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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