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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06-25 08:22:21
  • 수정 2021-06-25 08: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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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 독과점·대리기사 처우 이슈화될 듯…지정 결정은 1년 이상 걸려


대리운전 시장에 대형 모빌리티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24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전국대리운전총연합회의 대리운전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이 접수돼 대기업의 의견 수렴 및 실태조사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3조원 가깝게 추산된다. 3000개가 넘는 중소기업들이 ‘1588-XXXX’ 같은 전화 콜 기반으로 활동 중인데 대형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VCNC)에 이어 SK텔레콤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도 이달 말 ‘T맵’ 앱 리뉴얼을 통해 진출한다.

 

대형 모빌리티 기업들의 진출로 그동안 전화 콜 업체들이 지배해온 대리운전시장은 전화 콜에서 앱 호출로 개편된 택시처럼 머지않아 앱 호출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아직 대리 호출 건수 가운데 80% 이상이 전화호출로 이뤄지고 앱을 이용한 호출은 20% 전후에 불과하다. 그만큼 모빌리티 기업들에게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대하게 하는 시장이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대리운전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까닭은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가 즉각적인 캐시카우가 되기 때문이다. 면허 총량 제한, 요금제 등 규제가 강력한 택시업과 달리 대리운전업은 법적으로 정해진 요금도 없고, 등록이나 신고 의무 등 운전자에 대한 자격요건도 없다. 

 

또 금전적인 이익 이외에 각종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와 티맵모빌리티는 각각 내비게이션 앱을 서비스 중이다. 이 앱을 대리운전 관제 앱과 연동하면 도로 소통상황과 사고 현황, 지름길 등 각종 데이터를 큰 노력없이 얻을 수 있게 된다.

 

2016년에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약 15~2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T대리’의 기사 회원 수는 15만 명에 달한다. 국내 대리운전자 수가 약 16만35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리운전자 90% 이상이 카카오T대리를 이용하고 있다.

 

VCNC는 지난해 10월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타다 대리’ 앱을 출시했다. VCNC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평균인 20% 수수료를 15%로 낮추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대리운전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말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는 티맵모빌리티는 3000만명에 달하는 T맵 이용자 영향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해 중소기업이 경영 악화 등을 겪게 되는 경우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에 의해 3년간 대기업 진출이 금지되거나 제한되지만 이행조치는 권고사항일 뿐 법적 강제사항은 아니다.

 

대리운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여부는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동반위는 중소기업들이 주로 하는 유선콜과 모빌리티 기업의 플랫폼 방식 등에 대한 서류검토 및 실태조사, 이해관계자들 의견 수렴을 거쳐 자율 합의를 중재하게 되는데 통상 1년 이상 소요된다.

 

1년 이상 시간이 있어 카카오모빌리티·쏘카·티맵모빌리티는 당장 사업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건 아닌 셈이지만, 이 과정에서 ▲플랫폼 독과점과 이용자 편의성 확대 문제 ▲대리기사 처우 개선 문제 등 모빌리티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가 이슈화될 공산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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