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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시장, 택시처럼 ’앱 호출‘로 개편되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12-03 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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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 이어 타다·티맵 등 가세…불붙은 모빌리티 3파전


’1588-XXXX‘ 등 전화 콜 업체들이 지배해온 대리운전시장이 전화 콜에서 앱 호출로 개편된 택시처럼 머지않아 앱 호출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1588-XXXX‘ 등 전통적인 전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오던 대리운전 시장에 카카오, 타다,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에 육박하며 업체 수는 3000개가 넘는다. 대리 호출 건수 가운데 약 85%가 전화호출로 이뤄지고, 앱을 이용한 호출은 15% 전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검증된 시장이지만 아직 혁신과 기술은 부족한 상황이다.

 

2016년에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약 10~2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T대리’의 기사 회원 수는 15만 명에 달한다. 국내 대리운전자수가 약 16만35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리운전자 90% 이상이 카카오T대리를 이용하고 있다.

 

VCNC는 지난 10월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타다 대리’ 앱을 출시했는데 타다 대리 드라이버 1000명 사전 모집이 2주 만에 마감됐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하는 티맵모빌리티도 공식적인 첫 번째 사업으로 내년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카카오T와 같은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앱을 준비 중이다. 티맵과 티맵택시를 통합하고 대리운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붙이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의 대리운전 호출 앱이 출시되면 1850만명에 달하는 티맵 가입자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리운전시장에서 모빌리티 3파전이 뜨겁게 불붙으면 대리운전 가격 인하와 서비스 향상 등 대리운전자나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리운전 중개업체들은 대리기사로부터 콜 1건당 20~30%의 수수료를 받는다. 카카오T대리의 수수료는 20%다. 

 

타다 대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평균인 콜 1건당 20%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15%로 낮췄다. 또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대리운전 기사에게 일종의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운행 전 금연, 정속 운전, 경로 지정, 조용한 이동 등을 지정하는 ‘타다’의 DNA를 대리운전 서비스에 입혀 승객 평점 5점을 받은 건에 대해서는 운행 금액의 5%를 기사에게 돌려준다. 

 

카카오T대리는 타다 등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진입하자 최근 요금제를 ‘이코노미’, ‘스탠다드’, ‘프리미엄’으로 세분화했다. ‘이코노미’는 긴 대기시간을 감수하는 대신 요금을 낮췄고, ‘프리미엄’은 정장을 입은 기사 등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대리운전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까닭은 정부 간섭이 없는 데다가 즉각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면허 총량 제한, 요금제 등 규제가 강력한 택시업과 달리 대리운전 사업은 법적으로 정해진 요금도 없고, 등록이나 신고 의무 등 운전자에 대한 자격요건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사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가 캐시카우”라며 “카카오모빌리티도 대리운전 사업이 수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금전적인 이익 이외에 각종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각각 내비게이션 앱을 서비스 중이다. 이 앱을 대리운전 관제 앱과 연동하면 도로 소통상황과 사고 현황, 지름길 등 각종 데이터를 큰 노력없이 얻을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들 모빌리티 기업이 시장 장악을 위해 앞으로 대리운전 콜 업체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려는 상황에서 VCNC와 티맵모빌리티가 격돌하는 상황이라 경쟁이 심해지면 전화 콜 업체 인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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