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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류법 제정 ‘갑론을박’…이해관계 제각각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9-09-22 11: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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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물협·택배노조 대립…우체국·농협·쿠팡 제외 논란



일명 택배법이라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하 생활물류법) 제정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에 대해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전면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택배노조는 그대로 입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대립하고 있다. 또 사실상 택배와 다름없는 우체국·농협 택배와 유통기업인 쿠팡의 배송 서비스 등이 법안에서 제외돼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택배사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최근 생활물류법 제정에 따른 시장 혼란 가능성을 제기하며 법안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통물협은 발의 법안이 사업자의 책임과 의무만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에 대한 제재나 규제 방안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택배사의 영업점에 대한 지도 감독의무 산재보험 가입의무 강제 등 택배노동자 보호 의무 분류업무 규정 등이 과도한 반면, 택배기사가 집화나 배송을 불법적으로 거부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규정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법 제정 목적에 맞게끔 각각 독립된 사업자인 택배업체와 대리점, 택배기사의 책임과 의무를 아울러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물협 측은 발의 법안은 소비자가 아닌 택배노조 등 일부 단체의 입장만을 주로 반영해 업계 구성원들의 사업 의지를 무너뜨리고 소비자 피해 규모를 키울 소지가 다분하다법안 내용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국택배연대노조는 통물협 측의 주장들은 모두 택배노동자 처우 개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법안 그대로 입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택배노조는 통물협 택배부문은 사실상 CJ대한통운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 법안 재검토 요구 역시 CJ대한통운이 주도하고 있다통물협 측의 주장은 택배산업을 제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택배노동자를 노예처럼 부리는 현재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발의 법안은 대리점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사고 대비 안전장치 확충 등 택배사 측 책임에 집중한 데다가 일자리 안정과 요금에 대한 백마진과 리베이트 금지 등 택배산업의 고질적인 문제 개선에도 힘 썼다조속한 법 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통물협이 주장하는 생활물류법 해당 조항들이 법안에서 제외되면 새 법을 만들 이유가 없다며 이에 대한 강력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3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법안 거부관련 CJ대한통운 규탄대회를 열고 관련법안 내용의 수정 없는 국회통과를 주장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또 민간업체의 택배와 다름없는 우체국과 농협 택배, 그리고 유통기업인 쿠팡의 배송 서비스가 생활물류법 적용 대상에서 빠져있어, 불공정거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체국 택배의 경우 현재 우편법을 적용받아 민간 택배업체에 비해 사업 환경이 유리하다. 국토부의 영업용 번호판 발급 중단으로 업계의 택배차 증차가 어려웠을 때, 우체국은 자유롭게 차량을 늘렸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우체국의 경우 세금으로 조성한 대규모 우편집중국과 배송망을 택배에 활용해 덤핑영업을 시도한 사례가 있다현재도 불공정거래 관련 민간업체의 반발이 상당한데, 새 법엔 이를 바로잡을 내용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출범한 농협택배도 농업협동조합법을 적용받아 화물차운수사업법을 적용받는 민간 택배사와 사업 환경이 다르다.

 

일반인이 자기 소유 차량으로 배송 업무를 하는 쿠팡의 쿠팡플렉스처럼 유통기업의 배송 서비스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실상 택배와 같은 서비스로 영업용 번호판과 사업면허 없는 일반인이 배송 업무를 하는 것 자체가 법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이번 법 제정에 쿠팡 같은 유통기업의 새로운 배송 서비스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택배업은 그동안 화물차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아왔으나 택배업 특성을 반영한 새 법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구에 따라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생활물류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제정안은 택배시장 육성과 종사자 처우 개선이 골자다.

 

하지만 택배사와 노조의 의견이 대립돼 합의점 도출이 필요한데다 일부 미흡한 면이 드러나면서 관련 조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돼 향후 법 추진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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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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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gwon2019-09-23 20:13:26

    힘없는 놈들만 불쌍한거지!

  • 프로필이미지
    dongwon2019-09-23 20:12:54

    다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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