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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충격 인사…‘삽’을 ‘바퀴’로 이동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9-06-02 17: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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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물류실장에 정경훈 ‘삽’ 라인…새 시각으로 문제 해결 기대


▲ 정경훈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렌터카알선서비스 타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버스업계의 주 52시간제 시행 등 산적한 교통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국토부 내 교통분야 총 책임자의 자리인 교통물류실장에 정경훈 국토도시실장이 31일 보직 이동했다. 손명수 교통물류실장은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경욱 전 기획조정실장이 2차관으로 승진하면서 비어 있는 기조실장 자리를 메우기 위한 연쇄이동이지만 국토부 내에서는 파격 인사라는 말이 나온다

 

새 교통물류실장인 정경훈 실장은 국토부 내에서 정통 ’(건설)라인으로 꼽힌다. 국토부는 과거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합된 부처다. 업무도 크게 건설과 교통, 두 분야로 나눠져 있다.

 

국토·주택 등 건설업무를 주로 하는 1차관 라인을 에 빗댄다면, 자동차·철도·항공 등 교통업무를 맡은 2차관 라인을 바퀴로 부른다

 

정경훈 실장은 1967년생으로 전주 영생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버밍햄대에서 사회정책과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9235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쭉 라인에서 업력을 닦아왔다. 국토정책과장, 도시정책관, 국토정책관, 건설정책국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9월 국토도시실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7월 교통물류실장으로 선임됐던 손명수 실장이 1990년 행시 합격 이후 철도운영과장, 철도국장, 항공정책실장 등 쭉 바퀴라인에서 역량을 키워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장급 이상에서의 삽과 바퀴의 교류 인사는 흔치 않다. ·국장급 인사는 실무 부서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키운 사람을 주로 배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 실장은 바퀴업무를 전혀 맡아보지 않았다. ‘충격 인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김현미 장관이 현재 타다 등 교통문제가 과거의 정책이나 기존 상태를 답습해서는 풀 수 없다고 보고, 국민의 입장에서 새 시각으로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국토부의 교통물류실은 현재 비상상황이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 관련 이슈가 연일 터지고 있지만, 적극적인 대응 및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타다가 불법인지, 합법인지 주무 부처로서의 유권해석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합의 문제도 국회에서 답보상태에 있으며 완전월급제 등으로 원활한 해결을 장담할 수가 없다.

 

7월부터 300인 이상 버스업체들의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경기도내 대다수 버스업체의 경우 임금·단체 협상에 들어간 상태라 버스 파업도 안심할 수 없다. 버스노조는 임금과 근무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71일부터 총파업을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얽힌 현안이 복잡할 때 이런 인사 충격요법을 꺼내 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후 진에어 면허 취소 사태 때가 첫번째였다. 김 장관은 진에어 면허 취소 관련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7, 주택토지실 진현환 주거복지정책관(국장)을 항공정책실 항공정책관으로 보직 이동시켰다

 

땅콩회항 사태에 이어 봐주기 논란이 이어지자, 대한항공과 국토부의 유착관계를 뜻하는 칼피아’ ‘항피아’(‘KAL’마피아’, ‘항공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말이 국토부를 강타하던 때였다. ‘바퀴라인에서 가장 인기 부서였던 항공정책실이 가장 기피 부서가 됐다

 

4월 국토부 대변인으로 선임된 진 국장은 주택·토지 업무를 주로 맡았던 터라 항공정책관으로 임명되자 부 내에서도 우려가 컸고, 스스로도 항공 용어조차 몰라 난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이해관계가 없으니 항공을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만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나갔다그 덕에 내부부터 추스르고 혁신하며 진에어 문제를 정리하고,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최신기 50대 발주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번 파격 인사가 꽉 막힌 교통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교통업계와 이해관계가 없어서 소비자 입장만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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