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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질문> 카풀과 택시 합승 누가 더 안전할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9-01-02 18:04:35
  • 수정 2019-01-03 21: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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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원 불확실한 자가용 운전자 VS 엄중한 규제·감시받는 택시기사



국회 카풀 TF가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풀 업체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8인승 이상 대형택시에 한해 심야 셔틀개념으로 합승을 허용하는 방안을 언급하자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택시합승은 승차난이나 승차거부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으나, 여러 부작용과 문제점도 안고 있어서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반 택시잡기가 어려워지면서 택시 합승이 성행했으나 승객들의 불만이 높았다. 목적지를 빙빙 돌아가기 일쑤였고, 여러 명의 승객이 하나의 미터기로 요금을 나누는 탓에 요금 시비도 잦았다.


특히 일부 택시 기사가 합승객과 공모해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벌어지면서 택시 합승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됐으며 이에 따라 1982년부터 택시합승은 금지됐다.


택시합승 부활이 다시 거론되면서 당시 불거졌던 문제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화두가 되는 문제는 범죄 악용 가능성이다.


지난 2015년 서울시가 승차난 해소를 위해 금요일 심야시간대에 한해 강남역 일대에서 합승을 한시 허용하려다가 이런 이유 때문에 무산된 적도 있다.


20179~10월 한국교통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승객들의 택시 합승 반대 비율은 57.7%로 나타났다. ‘낯선 이와의 동승이 불안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실제로 합승한 승객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공공 운송수단인 택시에 비해 사실상 개인이 제 맘대로 굴리는 자가용 합승인 카풀은 더욱 더 안전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렇듯 불안한 자가용 합승의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으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우리나라에서 택시운전을 하려면 아무나 할 수 없으며,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법에 의해 강력 범법자 등은 제한을 받는데다가 택시운전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신원조회 등을 거쳐야 한다. 각종 법령과 취업규칙을 지켜야하고, 정부의 취업관리시스템에 의해 엄중한 규제와 감시를 받는다.


이에 반해 카풀 운전자는 운전면허와 자가 차량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현행법상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카카오는 운전자의 범죄나 사고 경력 어느 것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가 운전자 관리에 아무리 철저를 기한다고 해도 법적 제한과 규제가 없는 이상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으며 택시기사에 비해 신원이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카풀과 택시합승, 어느 쪽이 더 안전한지는 자명한 일이다.


이미 우버가 성행하는 해외의 일부 도시의 경우 성폭력 등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100명이 넘는 우버 운전자가 강간 등 성폭력으로 기소된 상태다. 신고되고 재판이 시작된 후 알려진 사건만 그렇다.


카풀은 택시합승과 마찬가지로 낯선 이와의 동승’이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택시와는 달리 카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는 택시 서비스에 대한 평소의 불만으로 반사적으로 카풀 서비스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택시 합승 금지는 승객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자가용 카풀합승도 당연히 불안하고 불편할 것이다. 이런 점을 볼 때 카풀로 가장 큰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은 택시업계의 생존권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권리다.


택시 합승이 왜 금지됐는지 이유를 생각해보자. 그런데 카풀합승을 허용한다니그리고 그것이 4차 산업이고 공유경제라고 저명한 학자들과 덕망 있는 지식인, 이 나라 운영의 주춧돌인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주장한다. 도대체가 원칙과 순리에 맞지 않는 세상이라서 미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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