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택시 최저임금 판결 재판부마다 달라…왜?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4-05-24 11:59:50

기사수정
  • 대법 “소정근로시간 단축 위법” 하급심선 “단협 인정” 회사 승소 많아

택시회사

택시 운전기사들의 최저임금 기준을 맞추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택시업체 단체협약을 놓고 법원마다 엇갈린 판결을 내놓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경기도의 한 택시회사가 맺은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을 회피하려는 행위(잠탈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후 전국에서 관련 소송이 잇따르고 있으나 재판부마다 다른 판결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전부 최저임금법 잠탈 의도로 볼 수 없다는 회사 승소 판결이 많아지는 추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재판장 윤강열)는 지난 10일 택시 근로자 13명이 Y상운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판결한 1심을 뒤집고 회사 측 항소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는 판결을 했더라도 모든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Y상운과 같은 이유로 B운수에 제기된 소송 한 건과, D상운에 제기된 소송 두 건에 대해서도 동일한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전국의 법정에선 이와 비슷한 소송에 대해 택시기사인 원고 측의 승소가 더 많았지만 올해부터는 뒤집어지는 추세로 반전됐다. 올 1월과 2월에는 의정부지법과 부산고법이 각각 추가 임금을 지급하라며 기사들이 제기한 소송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택시기사 최저임금 판결은 회사와 택시기사 사이에 체결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임금 협약을 탈법(잠탈행위)으로 보고 최저임금을 다시 내줘야 하느냐가 쟁점인데 재판부마다 이를 다르게 보고 있다. 실제로 같은 회사의 택시기사들이 낸 소송도 다른 판사를 만나면 다른 판결문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재판부 성향에 따라 사측과 노측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사건의 시기와 협약의 내용이 달라 빚어진 일”이라고 판단한다.

 

과거 택시회사들은 정액 사납금제를 운영해 왔다. 정액 사납금제는 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사납금'으로 회사에 납입하고 회사에게 일정한 기본급을 받는 방식이다. 사납금보다 더 벌어들인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기사의 몫이 된다.

 

그런데 2007년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초과운송수입금을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하도록 하는 특례 조항이 신설됐다. 택시회사는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고 최저임금 이상의 기본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택시회사들은 최저임금 기준을 맞추기 위해 기사들과 단체협약을 맺고 소정근로시간을 점차 줄이는 대신 초과운송수입금을 기사가 가져가는 방식을 유지했다. 

 

경기도 파주의 한 택시회사 기사들이 이런 단체협약이 특례조항을 벗어나기 위한 ‘꼼수’라며 2014년 소송을 냈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회피할 의도라면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택시회사를 상대로 특례조항을 적용한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라며 소송이 잇따랐다. 회사 측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단순히 최저임금법의 영향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마다 엇갈린 판결을 내놓아 노사 모두가 혼란스럽다”며 “노사간 소정근로시간 협약 등 현실을 반영한 공정한 판결이 필요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통해 다시 한번 최저임금에 관한 일관성 있는 기준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kwlee2024-06-04 08:59:05

    우리나라 재판부가 다 그렇지 뭐~ 자기들 맘대로 코에 걸고 싶으면 코에 걸고 귀에 걸고 싶으면 귀에 걸고...

전국택시공제조합_02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자동차·오토바이 소음 관리 강화…지자체 수시점검 의무화
  •  기사 이미지 장애인콜택시 2주 이용제한…인권위 "차별"
  •  기사 이미지 무인자율차 빠르면 10월부터 일반도로 달린다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사이드배너_정책공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