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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제재로 카모 재무제표 변경했더니 작년 매출 4천억 ↓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4-03-20 20: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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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액법 1조원→순액법 6천억원으로…카카오 매출도 8조원 깨져

카카오T 택시

카카오모빌리티가 금융감독원의 제재로 매출 인식 회계 기준을 기존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약 4000억원 줄었다.

 

20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 내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은 6014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부터 적용해온 총액법이 아닌 순액법을 처음으로 적용한 수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해 매출은 기존 총액법 적용 시 1조원을 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회계 기준 변경으로 4000억원가량의 매출 감소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연간 역대 최대 실적이라고 공표한 지난해 매출(8조158억원)도 4000억원이 감소해 8조원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사업을 하면서 기사나 택시회사로부터 운행 매출의 20%를 로열티 명목으로 받는 대신, 업무제휴 계약으로 이들 사업자에 광고와 데이터 등의 대가로 16∼17%를 돌려줬으며 매출에 총액법을 적용해 20% 전체를 자사 매출로 계상해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이 경우 순액법을 적용하고 3∼4%만을 매출로 계상해야 했다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감리를 진행해왔다.

 

지난달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회사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재무제표상 매출 인식 회계 기준을 올해부터 순액법으로 변경하고, 과거 수치 또한 순액법에 따라 정정 공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회계 법인은 2020년 재무제표를 순액법에 따라 정정 공시했으며 2021년과 2022년, 지난해 재무제표도 조만간 정정해 공시할 계획이다. 순액법 변경으로 2020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854억원 줄어든 1947억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총액법을 채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권해석 기관인 금감원의 판단과 지침을 존중하고, 회계 정보 이용자들의 혼선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순액법을 적용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유영중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액을 수정하더라도 과거 영업이익과 현금 흐름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27일 진행하는 주총에서 당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류긍선 현 대표의 1년 연임 안건을 상정했다.

 

이는 금감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법인·개인을 합쳐 약 9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특히 류 대표에 대해서는 해임을 권고한 상태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는 감리위원회(감리위)와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택시업계와 약속한 서비스 개편, 규제 이슈 대응 등 시급한 당면 과제를 연속성 있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류 대표가 '결자해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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