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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택시회사 21개사 운영 ‘정부길 회장’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10-10 06: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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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업계 극심한 경영난이라는데 대하운수 또 인수…긍·부정 평가 엇갈려

서울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들.

운전기사 부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택시업계에서 공격적으로 택시회사를 인수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정부길 회장(83)이 택시회사를 또 사들였다.

 

10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정부길 회장은 최근 대하운수(금천구 소재: 보유대수 84대)를 인수했다. 아직 대표이사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양도수 정산 작업과 함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20여 년 전부터 대거 택시회사를 사들이고 있는 정 회장은 코로나19 시기에도 몇 개의 택시회사를 인수했다. 현재 정 회장이 운영하는 택시회사는 서울에서만 대하운수를 포함해 21개사다. 보유대수는 2000대가 넘는다.

 

이는 서울의 총 택시회사 254개사의 8.3%, 보유대수 2만2603대의 9.3%에 해당한다. 대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영택시회사 9개사보다 두 배가 넘고, 대형 가맹택시인 아이엠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의 직영택시회사 12개사보다 훨씬 더 많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2개사를 휴업하고, 진모빌리티도 2개사의 협동조합택시 전환 추진 등 택시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 정 회장의 택시회사 추가 인수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택시업계에서 개인 한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2∼3개사에 200∼300대의 차량을 소유하는 경우는 있으나, 정 회장처럼 20개사를 넘는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정 회장은 서울의 택시회사들 이외에도 경기도 부천시 1개 택시회사 및 LPG 충전소 2개 및 정비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정 회장 소유 택시회사는 대하운수를 비롯해 강북운수, 경동운수, 경복상운, 대성교통, 동신운수, 동일운수, 동훈운수, 삼용운수, 삼환택시, 서영산업, 승아운수, 승주상운, 승지실업, 신촌택시, 은성택시, 장안실업, 주호교통, 해성운수, 현진실업, 호경운수 등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잇따른 택시회사 인수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시선이 엇갈린다.

 

긍정적인 시선은 정 회장이 경영인으로서 효율적인 경영전략과 승부사 기질이 돋보인다는 것. 불황에 공격적으로 택시회사를 사들여 사세를 확장하는 것은 평범한 경영인으로서는 할 수가 없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수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 소유의 택시회사들은 4~5개사가 차고지를 함께 사용, 나름대로 대형화와 규모의 경제를 이룩했으며 차량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택시사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LPG 충전소와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것도 효율적인 경영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정 회장 택시회사의 업체당 보유대수는 모두 일관되게 100대씩이다. 회사를 사들이면 보유대수를 100대로 맞추고 있다. 택시업체의 최적 운영대수를 100대로 판단해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소유의 택시회사들은 4명의 아들이 정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등 가족경영체제를 이루고 있는 점도 큰 특징이다. 상속과 관련, 절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정 회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는 달리 따가운 시선도 많다. 택시회사의 잇따른 인수 등 사세 확장은 불법경영으로 얻은 성과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 회장 소유 회사 중에는 도급영업이 적발돼 수백 대가 감차처분을 받기도 했으며 아예 사업면허가 취소된 회사도 있다. 

 

정 회장의 회사 대부분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택시발전법·노동법 등 각종 법률 위반과 관련된 고소·고발사건이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임금체불 규탄과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며 노조 분회장이 분신 사망한 해성운수도 정 회장의 회사다.

 

과거에 정 회장은 “회사 건물 및 차고지를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택시회사를 인수하고 금리 이상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으로 사세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정상적인 경영을 하는 택시회사라면 빚을 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요즘같이 금리가 높은 상황이라면 더욱 어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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