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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시스코 무인 로보택시 기대보다 우려 커져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08-24 11: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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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무휴 주행 허가 후 사고 잇따라…성행위 등에 이용하는 사례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인 무인 로보택시 크루즈. (사진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공시설위원회(CPUC)가 샌프란시스코 내 무인 로보택시의 상업용 연중무휴 주행을 허가한 후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CPUC의 결정으로 샌프란시스코는 ‘세계 최초로 24시간 무인 로보택시가 달리는 도시’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지만 정작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들끓고 있다. 시민들은 “캘리포니아가 자율주행 산업 선도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안전을 볼모 삼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CPUC는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크루즈에 무인 차량을 이용한 상업용 승객 서비스를 연중무휴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후 잇따르는 사고와 차량 내 승객들의 일탈 행위 등으로 논란이 확산돼 로보택시 서비스 전면 허용이 시기상조였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크루즈 로보택시는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샌프란시스코 시내 텐더로인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던 중 사고 신고를 받고 긴급 충돌하던 소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로보택시에 타고 있던 승객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크루즈 차량은 파란불을 보고 정상적으로 교차로에 진입했지만 소방차가 빨간 신호와 차선을 무시하고 달리면서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크루즈 측은 “사고가 발생한 교차로 인근 건물 등 여러 요인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이 소방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11일에도 크루즈 로보택시 10대가 해변 거리에 멈춰 서 20분 이상 차량 정체를 일으켰다. 인근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참여한 많은 인파가 휴대전화를 사용해 통신 이용량이 몰리면서 로보택시의 경로 인식에 오류가 생겼기 때문이다. 15일에는 승객을 태우지 않은 크루즈가 공사 현장 주변에 멈춰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로보택시 확대를 두고 현지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큰 건 안전성 걱정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교통청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부터 일어난 자율주행차 관련 사고는 보고된 것만 약 600건이다. 사람을 치는 큰 사고는 없었지만 긴급 출동 중인 소방차를 가로막거나 주행 중 급정거하고 차선을 이탈하는 등 불완전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종전까지는 운행 시간대나 구역이 정해져 있거나(크루즈), 보조 운전자가 탔을 때만 유료로 승객을 받을 수 있었지만(웨이모) 이런 제한도 없어졌다. 시간대나 기상 상황 등과 관계없이 도심 주행이 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로, 안전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로보택시를 성행위 등에 이용하는 사례도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스탠더드는 최근 로보택시 안에서 성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크루즈와 웨이모 측이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택시 안에서 적절치 않은 행동을 한 것이 확인되면 계정 정지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론 막을 방법이 없어서 고심이 깊다.

 

더불어 로보택시의 증가는 샌프란시스코 내에 약 1만 명으로 추산되는 택시기사와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리프트 운전자의 수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로보택시는 요금이 일반 택시나 우버보다 저렴하고 운전자에게 팁을 줄 필요도 없다. 현재 약 300대 정도를 운영 중인 GM 크루즈는 로보택시를 수천 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라 택시와 우버 운전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한편, GM은 크루즈의 샌프란시스코 시의 로보택시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를 받아들여 차량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크루즈는 낮에는 50대, 밤에는 150대를 운행한다. 당초 크루즈는 낮에 100대, 밤에 300대를 운행해 왔다. 로보택시 감축 운행은 크루즈가 안전을 위한 적절한 시정 조치를 취할 때까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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