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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인상 후’를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무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3-03-14 15: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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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를 버스·지하철과 동일한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식

야간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들.

서울 택시요금이 오른 후 최근 언론들의 ‘택시요금 인상 후’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요금이 너무 많이 올라 택시 타기가 부담스럽다는 시민들의 불평을 전했다.

 

언론들은 지난해 코로나 일상 회복으로 심야 시간대에 택시승객이 몰리자 일제히 ‘택시 대란’ 사태를 보도했다. 택시 대란의 원인으로 택시기사들의 낮은 수입이 지적되자 정부는 심야 탄력호출료 인상, 심야할증 시간 및 할증률 확대, 기본요금 인상 등의 정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들 조치가 시행된 후 택시 잡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택시난을 겪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지난 연말연시에는 이런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심야 택시대란 해결을 위한 일련의 정책들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요금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시민들이 택시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택시요금 인상으로 승객이 줄어들어 오히려 수입금이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택시기사들의 불만도 전해 사실상 택시요금 인상이 잘못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책 실효성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실제로 택시요금 인상으로 버스·지하철이 끊어지기 전에 술자리에서 일찍 일어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중교통 막차가 끊기기 전 모임을 마치자는 ‘택시 통금’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고 한다. 

 

이들처럼 택시요금이 부담된다는 사람들은 택시를 버스·지하철과 동일한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도 이런 인식을 갖고 ‘택시요금 인상 후’ 실태를 보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잠깐! 

대중(大衆)은 여러 사람을 뜻하며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의미에서 대중교통수단은 버스·지하철은 물론 택시나 항공기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의 교통수단이며, 반대개념은 개인의 교통수단 또는 특정인의 교통수단인 자가용이라고 할 수 있다.

 

택시는 누구나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기에 당연히 대중교통수단이다. 또 이용자가 편리성에 따라 임의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의미에서 고급교통수단이다. 고급교통수단의 반대개념은 중·저급 교통수단이 되나 이것을 꼭 버스·지하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럴 경우 버스·지하철은 고급교통수단이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택시는 공공교통이라도 버스·지하철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버스·지하철은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필수 대중교통이지만 택시는 버스·지하철을 보완하는 개인의 선택적 1회용 대중교통수단이다. 따라서 택시는 탈 사람만 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택시를 1회용 자가용인 고급교통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요금이 비싸서 타기 힘들다“는 등 택시를 버스·지하철처럼 동일시하고 있다. 이런 원인은 그동안 정부가 택시요금을 교통수단 기능에 두고 정하기보다는 정치 논리, 물가안정 차원에서 정했기 때문이다. 

 

택시가 주는 편리성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싸다 보니 당연히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여기서 사람들은 물론 정부도 큰 착각을 하게 된다. 택시대란 현상을 저렴한 요금으로 인한 수요(손님)의 과잉으로 보지 않고, 공급(택시 대수) 부족현상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정부의 조치들도 요금을 인상해 기사 수입이 늘어나면 택시 공급량도 늘어나 궁극적으로 택시 대란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시행한 것인데 본래 의도와는 달리 거꾸로 수요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어쨌든 택시 대란 해소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지만, 택시 기능은 1회용 자가용인 고급교통수단이라는 점을 확실히 증명했다.

 

1회 자가용인 택시 기능상 택시는 타야할 사람들이 타야한다. 요금이 부담되면 타지 않으면 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일부 언론의 ‘택시요금 인상 후’ 보도는 무지스럽기까지 하다. ”택시요금 비싸서 못 타겠다”는 소리가 많이 나올수록 택시는 본래의 기능이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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