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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할증요금 인상했더니 운행 택시 급증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2-04 17: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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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주일 전보다 43% 증가…개인택시 61% 늘어났으나 법인택시는 제자리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심야 택시 승차지원단’이 시민들의 택시 탑승을 돕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반세기 만의 개인택시 부제 해제에도 거의 제자리였던 서울의 심야 택시 운행 대수가 할증요금을 인상했더니 크게 늘어났다. 할증요금 인상이 부제 해제보다 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 핵심은 결국 ‘돈’(수입)이었던 셈이다. 

 

12월1일부터 중형택시 할증시간은 자정~다음 날 오전 4시에서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4시로 2시간 늘어났다. 또 일괄 20%였던 할증요율은 시간대에 따라 20~40%로 차등 조정됐다. 택시 수요가 높은 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2시 할증요율은 40%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심야 할증료 인상 첫날인 12월1일 심야시간대(오후 11시~오전 2시) 개인·법인택시 운행 대수는 2만3649대로, 하루 전인 11월30일 1만9945대보다 18.6%(3704대) 늘어났다. 또 1주일 전(1만6553대)과 비교하면 42.9%(7096대) 증가했다.

 

심야시간대 택시 운행 증가는 개인택시가 주도했다. 개인택시 운행 대수는 1만6195대로 하루 전인 11월30일(1만2166대)보다 33.1%, 1주일 전(1만83대)과 비교하면 60.6% 급증했다. 코로나19 전이었던 2019년 12월 평균(1만4953대)에 비해서도 8.3% 증가했다. 심야 할증요금 인상에 개인택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 셈이다.

 

반면, 법인택시의 1일 심야시간대 운행 대수는 7454대로 오히려 전날 7779대보다 4.2% 줄었다. 일주일 전인 11월24일(6470대)보다는 15.2%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전(1만2843대)과 비교하면 42.0% 줄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 부족으로 심야시간대 평균 택시 운행 대수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12월 심야시간대 하루 평균 택시 운행 대수는 2만7979대였다. 서울시는 택시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아직 4000대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야시간대 택시 대수가 많아지면서 승객들은 택시 잡기가 훨씬 수월해졌으나 비싼 요금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시민 A씨(38)는 “택시가 많아져서 좋긴 하지만, 할증 40%는 너무 부담스러워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운행 택시들이 늘어나고 빈 택시가 많이 보이자 일부 택시기사들은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개인택시 기사 B씨(70)는 “야간 할증요금이 오른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할증요금 때문에 아예 안 타는 손님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2월부터 택시요금이 오를 예정인데 손님이 크게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심야할증 조정이 택시공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시 관계자는 “개인택시 운행이 2019년보다 증가한 것을 보면 심야 할증 개편 효과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법인 택시기사가 모자라면 승차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인택시는 코로나19 기간 기사들이 다른 업계로 많이 이탈해 당장 늘어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개편과 리스제 도입 등 법인택시 대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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