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기 광역버스 입석 중단…당분간 혼란 불가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1-20 14:26:32

기사수정
  • 첫날 큰 혼잡은 없었으나 일부 승객 불편…경기도 “공급 확대”

만석 안내판이 붙은 광역버스. (사진 연합뉴스)

경기지역 광역버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KD운송그룹이 입석 승차를 제한한 첫날인 18일 출퇴근길 일부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예비차량, 전세버스 등 투입으로 큰 혼잡은 없었으나 지하철 등 이용이 어려운 곳에선 좌석이 모두 찬 광역버스의 무정차 통과로 일부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였다.

 

수원시 우만동에 사는 회사원 A씨(35)는 “만차 버스를 3대 보낸 뒤 탔다”며 “평소대로 나왔는데 지각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일부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우려했던 ‘출근길 대란’은 없었다고 자체 평가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류장에서 오래 기다리는 승객은 없었으며, 입석 중단조치가 사전에 많이 알려져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으로 출근객이 많이 분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서울에서 퇴근길 역시 출근길과 마찬가지로 많은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길어진 대기시간에 일부 승객들은 “서서 가면 안되느냐”며 기사와 실랑이를 벌였지만, 소용없었다.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기 위해 발길을 돌리는 승객들도 많았다.

 

성남시 분당에 사는 직장인 B씨(50)는 “입석 금지 취지는 좋은데 예전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에도 그랬다”며 “무턱대고 시행부터 하면 버스 이용 시민들만 불편을 겪게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부터 입석을 중단한 경기지역 광역버스는 KD운송그룹 계열 14개 업체로, 모두 146개 노선이다. 이 중 서울 등 수도권을 오가는 준공영제 공공버스는 112개 노선 1123대로, 경기도 전체 공공버스 220개 노선 2093대의 51%에 달한다.

 

현행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동차의 승차 인원은 110%까지 허용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승차정원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실을 고려해 경기도 광역버스는 그동안 입석 운행이 묵인돼왔다.

 

그러다 지난 7월 일부 버스회사는 노조가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입석 금지 준법투쟁에 나서자 이를 수용해 입석 승차를 금지했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 도내 최대 운송업체인 KD운송그룹 계열 13개 버스업체가 입석 승차 중단에 동참하면서 경기지역 전체 광역버스에서 입석 승차가 제한된 것이다.

 

KD운송그룹 계열 광역버스의 입석률은 3%로, 하루 평균 3000명 정도가 입석 승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입석을 금지하지 않으면 사표를 쓰겠다는 버스 기사도 나왔고 사내에서 입석 운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기사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경기도는 입석 금지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버스 공급을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 및 수도권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대응 협의체’를 상설화해 승객 불편과 혼잡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는 등 입석 문제에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오늘부터 전세버스, 예비차량 등 20대를 투입하고, 9월에 수립한 ‘광역버스 입석대책’에 따라 늘리기로 계획된 68대의 차량도 내년 초까지 투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기도는 입석 문제 해소를 위해 2층버스 도입, 전세버스 투입, 준공영제 도입 등을 추진해 2019년 9%대였던 입석률을 올해 9월 기준 3%까지 떨어트렸다. 

 

한편, 같은 수도권에 있는 인천에서는 지금처럼 입석 승차가 이뤄지고 있다. 인천 버스업체들은 준법 운행을 위해 원칙적으로 입석 승차를 금지하지만, 많은 승객이 몰릴 때는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천시는 입석 승차가 불법이라는 점을 고려해 21일부터 출퇴근 시간대 광역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 입석 승객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광역버스의 입석 문제는 증차가 해답이지만 예산이 문제다. 버스 기사 구인난도 증차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KD운송그룹 관계자는 “증차를 위해 버스운전기사가 2000명은 돼야 하지만 기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버스 기사 구인난 등은 장기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전국택시공제조합_02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8천만원 이상 렌터카 임차기간 합산 1년 이상이면 연두색 번호판 부착해야
  •  기사 이미지 고속도 버스전용차로 구간 조정-급행차로 도입
  •  기사 이미지 '서울동행버스' 의정부 등 4개 노선 추가…5월7일부터 운행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사이드배너_정책공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