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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탄력호출료, 택시 승차난 해소할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1-02 10: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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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 증가로 떠난 기사들 다시 돌아올지 “현장 추이 지켜봐야”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지난달 4일 심야 호출료 도입 등 택시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심야 택시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 중 핵심인 탄력호출료를 두고 택시기사의 수입증가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택시난 해결에 제대로 효과를 낼지 미지수란 지적이다.

 

2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 호출시장 점유율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가 3일부터 심야 호출료를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 비가맹택시는 최대 4000원,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의 경우 5000원으로 오른다. 현재 카카오 비가맹택시는 호출료가 없으며 카카오T 블루 호출료는 3000원이다.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는 지난달 28일부터 호출료를 4000원으로 올렸다. 코나투스는 그동안 ‘로켓호출’을 도입해 최대 3000원을 추가로 지불하는 탄력 요금제를 운영해왔다.

 

타다는 중형 가맹택시 ‘타다라이트’ 탄력 호출료를 최대 5000원까지 1일 자정부터 적용한다. 같은 날 티머니onda도 최대 4000원으로 인상했는데, 11월30일까지 회사가 호출료 전부를 부담하며 고객과 기사 모두 ‘윈윈’하도록 했다.

 

심야 탄력호출료는 택시 호출이 어려운 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탑승을 희망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택시기사의 수입을 올려줘 야간 운행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플랫폼 가맹택시는 최대 5000원, 비가맹택시는 4000원의 호출료가 요금 외에 별도로 붙는다.

 

현재처럼 호출료 없이 무료로 부르는 콜은 유지되며 승객이 호출료가 붙는 콜을 선택하는 경우 승객 골라태우기를 방지하기 위해 택시기사가 받는 정보에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호출료는 기사에게 90%를 주고 플랫폼은 10%를 갖는 구조로 운영된다. 기사에게 혜택이 최대한 돌아가게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호출료 배분비율은 플랫폼업체별로 다르다.

 

타다는 호출료 90%를 기사에게 지급한다. 코나투스는 80%다. 티머니onda는 구체적인 분배율을 밝히지 않았지만, 80~90%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카오는 종전에 받던 호출료는 기존 방식대로 배분하고 새로 증가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9대 1의 비율을 적용한다. 기존 카카오블루 호출 때 적용되던 3000원은 현재대로 기사와 플랫폼이 5대 5로 나누고, 나머지 2000원은 9대 1의 비율로 분배한다. 이러면 기사는 3300원을, 플랫폼은 1700원을 받게 된다.

 

택시 호출시장 점유율 2위인 우티는 아직 탄력호출료를 도입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우티 관계자는 “심야 호출료와 목적지 미표시를 위한 시스템개발·정비 비용 등에 비해 플랫폼이 얻는 수입이 너무 적다”고 밝혔다. 


우티의 불참으로 심야 탄력호출제가 업계 전반적으로 일괄 시행되지 않으면 심야 택시 공급이 한계를 보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심야 탄력호출제가 택시 수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탄력 요금제가 승객 목적지 미표기를 수반한 터라, 오히려 배차 수락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며 “현장에서의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는 호출시장 2위 우티가 호출료를 받지 않고 목적지 미표시를 적용하지 않으면 기사들이 우티로 옮겨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심야호출료를 통해 월 30만~40만원 정도 기사수입이 늘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 기사들의 수입증가 효과를 가져올지는 의문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현재 탄력호출료가 적용되는 심야에 태울 수 있는 승객수는 한정돼 있다”며 “정부 예상보다 수입 증가분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심야 운행에 나서는 택시가 생각보다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모빌리티업계에서는 “심야호출료가 얼마 안 가서 폐지되거나 금액이 대폭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몇달 안 갈지도 모를 제도를 위해 플랫폼에 너무 많은 부담만 떠안기는 거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토부가 심야호출료를 연말까지 수도권에만 시범 적용하고, 서울시가 택시요금을 내년 2월에 인상하면 다시 정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심야 탄력호출료는 기사 수입을 크게 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카카오 추가분(2000원)에 대해서만 대부분(90%) 수익화하는 형태라, 떠난 기사들이 다시 돌아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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