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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물차, 전기승용차와 곳곳에서 ‘충전 전쟁’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9-06 18: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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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전 시간 더 걸려 충전기 점용 두고 갈등…전용 충전소 확대해야

공용전기차 충전소.

최근 전기화물차가 급증하면서 전기화물차 차주들이 충전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곳곳에서 전기승용차와 충전 경쟁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화물차 전용 충전소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화물차 누적 등록대수는 2019년 말 1100대에서 지난해 말 4만3000대로 2년 만에 40배 폭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전기차가 8만9918대에서 23만1443대로 약 3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율이다. 

 

일반 화물차 연료인 경유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따라 앞으로도 전기화물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들어서도 3월 말 기준 5만1000대로 지난해 4/4분기 대비 15% 늘었다. 

 

문제는 충전 인프라 부족 사태다. 대부분 1t 트럭인 전기화물차들은 화물차 전용 주차장이 아닌 아파트 등 거주 지역에 주차한다. 전기화물차와 전기승용차가 같은 곳에서 충전할 수밖에 없는데 전기화물차는 전기승용차보다 충전 시간이 더 소요돼 충전기 점용 등을 두고 갈등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전기화물차는 전기승용차에 비해 충전 여건이 기술적으로 더 열악하다. 전기화물차는 하루 운행 거리가 긴 데다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짧아 더 자주 충전해야 한다. 

 

가장 많이 보급돼 있는 현대차 포터 일레트릭과 기아의 봉고 전기차(EV)의 최대 주행거리가 211㎞ 정도다. 이는 물건을 적재하지 않았을 경우로, 화물을 실으면 주행 거리가 더 줄어든다. 

 

또 전기화물차는 영업을 목적으로 운행하기에 일반 전기승용차보다 주행거리도 많아 충전을 자주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충전기 사용·점거율이 높아 이로 인해 불편을 겪는 전기승용차 차주들과 갈등이 잦아지고 있다. 최근 SNS 상에는 전기화물차를 ‘공공의 적’으로 지목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전기화물차가 모두 차지해 충전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전기화물차는 급속·완속 충전만 가능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주로 설치된 초급속 충전소에서도 좀처럼 빠르게 충전을 마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기냉동 탑차의 경우 주행 충전과 냉동칸 온도 유지 충전 등 2개의 충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일이 더 많다.

 

이러니 전기화물차들은 가는 곳마다 ‘눈칫밥 충전’ 신세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급급한 나머지 충전 인프라 확충은 소홀한 탓이다. 전국 화물차의 공영차고지와 휴게소에 설치돼 있는 전기차 충전시설은 단 17대뿐이다. 

 

내년 4월부터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경유사용 소형택배화물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고, 2024년부터는 자동차메이커의 경유차 생산 중단 계획에 따라 전기화물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충전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기화물차 충전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나서 전기화물차가 이용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처럼 전기화물차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중하지 말고 인프라 개선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충전 대란은 계속해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용 충전소 확대가 시급하고, 충전시설 중 특히 급속 충전시설을 확충하는 지원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은 화물차 공영차고지나 전용 휴게소에 전기차 충전시설 등 환경친화적 자동차 연료공급시설 설치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 및 전용주차구역의 설치를 법 개정 이전에 설치된 공영차고지와 화물자동차 휴게소에도 적용토록 하고 있어 법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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