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사업 ‘해프닝’으로 끝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4-14 10:04:48

기사수정
  • 현행법상 불가능…서울개인택시조합 추진에 법인택시업계 반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서울개인택시조합의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사업 추진이 해프닝으로 끝났다.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은 현행법상 불가능한 일인 데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의혹, 법인택시업계의 반발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면허전환사업과 관련해 서울시, 국토교통부 및 카카오모빌리티와 어떠한 협의도 진행한 바 없다“고 밝혔다. 전날 전국택시연합회, 전국택시노조연맹, 전국민주택시노조 등 법인택시 3개 단체가 발표한 택시면허 전환사업 관련 성명서에 대한 입장표명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택시감차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법인택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선의의 취지로 사업을 검토했으나 법인택시 3개 단체가 마치 개인택시업계가 법인택시 면허를 쥐락펴락하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사전협의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논란을 일으켰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조합은 ”앞으로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사업에 대한 검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법인택시 3개 단체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택시업계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택시면허 전환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3개 단체는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서울‧경기지역 가맹지역본부인 블랙핀과 업무협약을 맺은 배경에 대해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사업과 맥락이 있다고 주장했다. 즉,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영 9개 택시회사의 면허를 우선적으로 사주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과잉공급된 택시 대수를 줄이기 위해 택시감차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 지역 또한 공급과잉으로 7만2000여대 택시 중 1만2000여대 감차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가격과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아 그동안 74대 감차만 이뤄졌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의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사업은 법인택시 면허를 매입하고 매입한 법인택시 면허의 50%를 개인택시 면허로 전환하고 나머지 50%를 감차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내부 검토단계에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관계자는 “매년 수천 건의 개인택시 면허가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많은 자금을 들여 법인택시 면허를 매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실제로도 관련 법률 개정 추진, 매수자금 조달 문제, 확보한 면허의 매각까지 걸리는 시간, 기존 개인택시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갈 길이 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개인택시조합과 카카오모빌리티의 서울‧경기지역 가맹지역본부인 블랙핀은 지난 2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에는 새로운 방식의 민간주도형 택시면허 전환사업이 포함됐다. 이어 조합과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29일 상생 환경조성을 위한 직영 택시회사 해결 방안 모색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법인택시 3개 단체는 “서울개인택시조합이 법인택시 양수도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개인택시 중심의 택시산업으로 재편하려 한다”며 “우리 법인택시 사업자와 노동자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사업 추진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영 택시회사들과 맥락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인택시 3개 단체의 반발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가 서울개인택시조합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는데, 블랙핀도 서울개인택시조합과 협약을 맺음에 따라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블랙핀은 협력사일뿐 지분관계도 없는 별개의 회사라며 서울개인택시조합과 맺은 업무협약에 직영택시 면허 위탁사업은 포함된 바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울개인택시조합과 상생 협약 때 직영택시 운영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언급한 것은 불공정배차 의혹 해소 차원이며, 면허전환 사업이나 직영택시 매각 의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법인택시가 법인면허 자체를 양도할 수 있고 다른 법인택시로 보유 면허대수의 부분 양도가 가능하지만,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은 택시면허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조합원들은 조합이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 추진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현행법상 불가능한데다 법률 개정도 어렵고 만약 법을 개정해 법인택시의 개인면허 전환이 가능하게 된다고 해도 개인택시 증가로 프리미엄이 떨어져 조합원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법인택시 3개 단체의 반발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법인택시 입장에서 개인면허 전환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택시회사들에게 돌파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법인택시 시세는 3000~4000만원이다. 코로나19 전인 2, 3년전의 6000만원 정도에 비해 40~50%가 떨어졌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는 일부 업체들은 회사를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드물어 법인택시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택시감차정책에 참여하려고 해도 보상가격이 너무 현실에 떨어져 참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택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시업계가 너무 어렵다보니 엉뚱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아니냐. 카카오모빌리티 의혹까지 겹쳐 혼란스럽다'며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혁신적이고 현실적이며 진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전국택시공제조합_02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난해 가장 붐빈 도로는?
  •  기사 이미지 교통사고 피해자 자녀 양육비, 무상지급 아닌 대출…헌재 "합헌"
  •  기사 이미지 '배달 교통안전 문화 조성' 민·관 맞손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사이드배너_정책공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