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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떠난 택시기사들 언제 다시 돌아올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4-10 13: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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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업체들 경영난 갈수록 악화…오히려 추가 이탈 우려도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음식점 등의 영업이 자정까지 허용되면서 자정 전후 택시 승차난이 재현되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귀갓길 택시 대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음식점 등의 영업이 자정까지 허용되면서 자정 전후 택시 승차난이 재현되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귀갓길 택시 대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야간의 택시 승차난은 수요(이용객)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원인도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택시)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서울의 경우 개인택시 4만9161대, 법인택시 2만2603대 등 총 7만대가 넘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택시가 많은 도시이지만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 정작 타야 할 택시는 부족하다.

 

개인택시기사들은 고령화, 체력적인 문제 등으로 낮보다 일이 힘든 야간 운행을 피하는 분위기가 높다. 개인택시기사들 대신 야간 운행을 주로 맡아온 법인택시기사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입이 급격히 떨어지자 상당수가 운전대를 놓았다.

 

전국택시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법인택시 기사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만2320명에서 지난해말 7만5403명으로 26.3%(2만6917명)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3만527명에서 2만888명으로 31.6%(9639명) 줄어 전국 평균 감소 폭보다 컸다. 서울의 법인택시 가동률은 30%로 역대 최저다.

 

정부는 코로나 기간 중 5차례에 걸쳐 법인택시기사에게 소득안정자금을 지원했지만, 운전자 이탈을 막긴 역부족이었다. 또 급한 대로 지난해 7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40년 만에 승객 동의와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택시합승을 허용했지만 이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시간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인택시기사들이 현장으로 복귀하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택시업계에서는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업계를 떠났던 인력이 다시 돌아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와 직영택시 9개사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우리는 근로조건이 좋은 편인데도 택시기사 수급이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고소득 직업이 아닌데다 힘든 직업이다보니 한번 떠나가면 돌아오기가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의 한 택시회사 사장은 ”택시산업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오히려 기존 기사들도 추가 이탈할 수 있다“며 ”운전자가 없는 상황에서 업체들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택시기사에 대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택시회사들은 현재처럼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는 기사들에게 잘해줄래야 잘해줄 수 없다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택시업계의 경영 악화를 그대로 두고 택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요금 자율화, 탄력요금제 등으로 택시기사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제도 제선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택시기사의 처우 개선은 정부 규제의 틀을 벗어날 수 없는 택시업계가 스스로 해결하기엔 매우 어려운 과제다. 서비스 수준에 따라 요금에 차등을 둘 수도 없고, 기사 임금을 높이기 위해 마음대로 요금을 조정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택시업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택시연료인 LPG값 상승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으나 택시업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편이다.

 

이러다 보니 운전대를 놓는 택시기사 수는 갈수록 늘고 있고, 승객들은 택시 잡기가 어렵다고 불만이다. 택시업체 대표들도 수익 감소와 경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하고 있다. 택시 제도를 운용하는 정부도 대책 마련에 강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 

 

택시 소비자 및 택시 노사, 정부 등 어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모두들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논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하고, 획기적 대책 마련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은 제자리 걸음이다.

 

스스로 택시기사 처우와 영업 환경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택시업계도 다양한 고객 수요와 모빌리티 업계의 변화를 잘 활용해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는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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