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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골라 태우기’ 정황 다수 포착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2-23 17:48:47
  • 수정 2022-02-23 17: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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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2개월간 실태조사

카카오T 택시 호출. (카카오모빌리티 캡처)

서울시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카카오택시 호출이 잘 안 된다는 지적에 따라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카카오택시가 손님을 골라 태우고 있다는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서울시는 카카오택시를 대상으로 조사원이 승객을 가장해 카카오택시를 직접 불러서 탑승하는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2개월 동안 총 841대를 호출한 결과를 분석해 23일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카카오택시의 목적지 표출에 따라 ‘평일 밤시간대에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통행의 호출 성공률이 23%로 가장 낮았고,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엔 호출 성공률이 54%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택시 승객이 많은 평일 밤 시간대에 장거리 승객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실태조사를 통해 실제 확인된 것으로, 카카오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골라태우기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또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 성공된 건을 분석한 결과, 장거리(81.8%)보다는 단거리(66.4%), 주말(88.1%)보다는 평일(63.3%), 아침(79.0%)‧저녁(83.2%)보다는 밤시간대(58.6%)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낮았다.

 

서울시는 최근 택시업계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 ‘콜 몰아주기’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중 약 39%는 카카오T 블루가 배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승객이 많은 ‘평일 밤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호출의 경우 가맹택시 비율이 16.7%로 가장 낮은 반면, 승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 아침 도심에서 도심으로 가는’ 호출은 86%로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서울시는 택시업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일반호출시 일반택시가 아닌 가맹택시가 배차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 ▲카카오모빌리티 ▲정부 등 각 주체별 개선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가맹‧중개택시 인‧허가 등 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 위임해줄 것을 건의하고 가맹‧중개 택시 사업 분리, 목적지 미표기 등 제도개선도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를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카카오택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90% 가까이를 점유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택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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