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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내리면 뭘해”…화물차·택시, 유가보조금 깎여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11-15 08:39:14
  • 수정 2021-11-15 08: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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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 유류세 인하와 함께 보조금 단가 인하…운수업계 혜택 ‘0’원

최근 전국적인 요소수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 주유소 앞에 화물차들이 줄 서있는 모습.

지난 12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돼 기름값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화물차·택시 등 자동차운수업계는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 만큼 유가보조금을 깎아버려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화물차·택시업계는 유류세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며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유가보조금이 애초 유류세 변동분에 연동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유류세 20% 인하 조치 시행과 함께 화물차와 택시 등을 대상으로 일정 주유량에 대해 지급하는 유가보조금 지급단가를 내렸다. 

 

변경 지침에 따라 차종별 유가보조금 지급단가는 우등고속버스·화물차·경유 택시의 경우 ℓ당 345.54원에서 239.79원으로, 일반 고속버스를 포함한 노선버스는 380.09원에서 263.76원으로, LPG 택시는 197.97원에서 160.98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유가보조금은 2001년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경유 및 LPG의 유류세가 인상됨에 따라 운수업계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경유는 ℓ당 116원, LPG부탄은 40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휘발유는 164원). 유가보조금이 경유는 ℓ당 105.75∼116.33원, LPG는 36.99원 내린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운수업 종사자들이 체감하는 비용 절감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오히려 일반 주유소들은 재고 물량 때문에 며칠 뒤에나 기름값을 내릴 것으로 보여 기름값이 늘어나는 경우도 생기게 됐다.

 

화물차주들은 유류세 인하에 기대를 걸었지만, 유가보조금을 동시에 내리자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이라더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강하게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2일 ‘유류세 인하 누구를 위한 겁니까. 보조금 깎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선심 쓰듯이 유류세 100원 인하하고 유가보조금 100원 깎아버리면 화물종사자들 혜택은 0원“이라며 ”가뜩이나 요소수 파동에 운행도 제대로 못 하는데 유가보조금을 깎는 것은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정부는 서민·영세 자영업자 등의 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했는데 영세한 화물차 기사에게는 효과가 전혀 없다“며 ”휘발유를 많이 쓰는 대형 고급승용차를 모는 부유층에게만 혜택이 갈 뿐,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기가 막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유가보조금이 유류세와 연동되도록 규정돼있어 임의로 보조금을 조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조금 지급단가는 유류 구매일 현재 유류세액에서 2001년 6월 당시 유류세액(경유 ℓ당 183.21원, LPG ℓ당 23.39원)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정해진다. 이에 따라 유류세가 오르면 보조금도 따라 오르고, 유류세가 내리면 보조금도 같이 내리는 구조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2018년 때도 유류세가 한시적으로 인하됐으나 이와 함께 유가보조금도 깎여 화물차·택시 등 자동차운수업계는 실질적인 혜택을 보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류세가 올랐을 때 유가보조금도 함께 올라 그만큼 부담을 덜어준 만큼 유류세가 내렸을 때 유가보조금을 그대로 유지하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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