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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가로수를 누비며’·MBC ‘푸른 신호등’을 아십니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10-07 20:59:52
  • 수정 2021-11-29 11: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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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편향 논란 tbs…tbn한국교통방송과 경쟁체제 도입해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미지 캡처
tbs교통방송이 유수의 전국단위 지상파 방송국 채널들을 제치고 전국 라디오 채널 청취율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성장한 것은 아침 시사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덕분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월~금요일 오전 7시6분부터 9시까지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 9월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뒤 2018년부터 줄곧 한국의 예능, 음악, 시사, 교양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라디오 청취율 종합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뉴스공장 런칭 이전의 tbs는 서울 지역 운전기사들이나 버스 라디오에서나 들을 법한, 그저 그런 소규모 지역방송 수준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으면서 tbs가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tbs는 얼마전부터 아예 교통방송이라는 명칭을 생략하고 tbs라는 명칭만을 사용한다. 하지만 tbs는 Traffic Broadcasting System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근본적으로 교통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송이다. 교통과 자동차 등에 특화된 방송으로, 한마디로 교통관련 전문 공영방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교통과 자동차 정책 등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유익한 내용이 많이 사라진 가운데 교통 관련 프로그램을 형식적으로 자투리로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그나마 tbs가 설립목적에 맞게끔 운영되고 있는 명목이 이 자투리 교통 프로그램이라니 완전히 앞과 뒤가 바뀐 셈이다.

 

tbs는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하는 공영방송’이다. tbs는 약 1년 전 서울시 소속 산하단체에서 재단으로 독립했으나 아직 재원의 약 70%인 400억원 정도를 서울시에서 연간 지원받고 있다. 그래서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 편향된 정치방송의 경향이 커지면서 전문방송이자 공영방송이라는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와 교통이 우리의 일상생활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당연히 교통방송인 tbs는 이와 관련된 여러 소식과 지식을 국민에게 알려줘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재미와 인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통안전과 질서확립, 사고 예방과 관련된 캠페인과 교육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tbs에 대한 지금과 같은 정치 편향 논란이 계속된다면, 전문성과 공영방송의 의미는 사라지고 일부 유튜브 같은 사설방송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교통방송의 전문성과 공영방송의 의미를 되새겨 주는 자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에 교통방송이 tbs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공단이 운영하는 tbn한국교통방송이 전국 12개의 지역방송국으로 나누어져 있다. tbn은 교통과 자동차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립 취지에 맞게 지역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으며 지역 방송국에 따라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도 많다.

 

tbs에 비해 tbn의 존재감이 미미한 건 주파수의 한계 때문이다. tbs는 단일 주파수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 전파를 타고 있는 반면, tbn은 지역별로 주파수가 모두 다르다. 이로 인해 지역민이 아니면 tbn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런 tbn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기지역 라디오방송사업자’ 신규선정 공모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tbn의 수도권 진입을 허용해 교통방송을 경쟁체제로 바꾼다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두 방송국이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면 교통방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 교통방송국이 없었던 과거 1980년~1990년대만 하더라도 각 라디오방송국의 교통방송 경쟁은 매우 뜨거웠다. 출퇴근 시간대에 KBS의 ‘가로수를 누비며’와 MBC의 ‘푸른 신호등’, 여기에 CBS(프로그램 이름은 기억나지 않음)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자동차 대수가 얼마 되지도 않던 때였다. 서울에서 자동차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한 시점은 1990년 1월이다. 시청자들에게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교통정보와 지식을 전달해준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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