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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마카롱·반반택시와 업무협약···진짜 속사정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07-09 18:15:39
  • 수정 2021-07-09 18: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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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료 서비스 강화-우티 등 견제 전략-플랫폼 통합 가능성도 있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일 KST모빌리티, 코나투스, 코액터스와 ‘택시 플랫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KST모빌리티 정원조 대표, 코액터스 송민표 대표, 코나투스 김기동 대표, 카카오모빌리티 안규진 부사장.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6일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코나투스(반반택시), 코액터스(고요한 택시)와 ‘택시 플랫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그동안 택시 플랫폼 업체들이 ‘반(反) 카카오’ 전선을 형성해온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택시 플랫폼 업체들은 사실상 택시 호출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상황인데 카카오와 플랫폼 택시업체들이 별안간 손을 맞잡았다. 협약은 ▲가맹택시 기사를 위한 플랫폼 제휴 ▲시장 확대를 위한 장기적 사업모델 구축이 골자다. 이에 따라 마카롱택시와 반반택시의 기사들은 자사 플랫폼 외에도 카카오T 택시 호출을 정식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플랫폼 제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사 가맹택시가 카카오T 호출을 사용해 이용자 불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여러 호출 플랫폼을 병행 사용하면서 이미 배차 완료된 카카오T 호출을 취소하는 사례 등이 나와 이용자의 혼란을 샀다는 주장이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우티, 쏘카, 마카롱택시, 반반택시 등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카카오T의 일반택시 호출을 받으려면 수수료를 내고, 그렇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플랫폼에서만 호출을 받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티, 쏘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료로 쓰게 하다가 갑자기 유료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르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으로 대체할 선택권이 없다고 항변한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가 일단 포섭할 수 있는 업체들을 먼저 골라 ‘호출 서비스를 쓰려면 허락을 받으라’는 메시지를 다른 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협약 내용도 ‘새로운 일을 하자’라기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자’에 가깝다. 

 

그동안 카카오T를 함께 써온 것을 협약을 맺은 사업자에게만 허용하기로 하고 우티, 쏘카 등 선두다툼을 하는 경쟁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택시 호출 유료화 작업에 본격 착수하고 가맹택시 사업 독주 체제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조만간 협약을 맺지 않은 사업자에 대해선 카카오T 호출을 원천적으로 받지 못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나 방식은 검토 중이다.

 

다른 가맹택시들이 카카오T를 함께 쓰는 건 법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카카오T는 ‘플랫폼 중개사업’으로 차량 확보 없이 모바일 앱으로 운송 중개만 하므로 우티, 쏘카, 마카롱택시, 반반택시처럼 택시를 가맹점으로 확보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택시와는 업태가 다르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의 시장독점을 앞세워 본격 유료화에 나섰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료 서비스를 키우자면 다른 택시 플랫폼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관행처럼 여겨지던 카카오T 호출을 막고 중개 서비스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일부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 업체들 간 시스템 통합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은 지금까진 카카오T 호출을 먼저 받았어도 가맹 플랫폼의 호출이 배정되면 그걸 따랐어야 했으나 플랫폼과 상관없이 먼저 오는 호출을 받으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T 호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중도 취소할 필요도 없어지기 때문에 카카오T로의 쏠림은 더 심해질 수 있으며, 이는 사실상 플랫폼 통합의 전 단계로 볼 여지가 있다. 이번 협약을 놓고 ‘사업자 간 동맹’ 혹은 ‘인수 수순’이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대부분 택시 플랫폼 업체들은 “카카오T를 받지 못하면 가맹 기사들의 급격한 이탈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라는 골리앗 앞에서 앞으로 사업 방향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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