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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엔 ‘가맹 택시’만 살아남을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05-20 08:37:29
  • 수정 2021-05-20 08: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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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이용방법 호출앱 이용으로 재편…다양한 서비스 경쟁 예고
  •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기대 크지만 허울 좋은 양적 성장 우려도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국내 택시 운송시장이 급격히 ‘가맹 택시’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택시 이용방법이 ‘거리 배회 중인 택시’에서 ‘택시 호출앱 이용’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나중엔 서비스 질이 높은 ‘가맹 택시’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택시 호출앱을 이용해 승차하는 비율은 42.2%다. 택시 호출앱 이용 탑승객은 2018년 24.8%에서 2019년 28.4%로 3.6%포인트, 지난해에는 13.8%포인트 증가했다. 

 

앱을 이용한 택시승차 비율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앱 이용도 일반 호출보다는 ‘가맹 택시’ 위주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돈(호출료)을 조금 더 내더라도, 빠르게 택시를 잡고 편안하게 가려는 승객의 욕구가 높아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모빌리티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가맹 택시 수를 늘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말 기준 국토부 면허를 받은 6개 가맹 택시사업자가 운영하는 브랜드 택시는 총 3만539대다. 이는 1년 전인 2019년 말 기준 브랜드 택시 수(1699대)보다 약 18배 늘어난 것이다.

 

업계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까지 ‘카카오T 블루’를 3만대 이상 확보하고, 대형택시 ‘카카오T 벤티’를 1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국내 전체택시 대수 25만대의 16%에 해당된다.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택시’ 수도 1만대를 넘었고, 최근에는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인 ‘우티(UT)’와 택시 플랫폼으로 돌아온 ‘타다’를 앞세운 쏘카까지 뛰어들며 공격적인 가맹 택시 확보에 나서고 있다. 

 

택시를 이용하는 일반 회원 가입도 중요하지만 호출할 수 있는 택시가 많을수록 가맹사업에 유리하기에 모빌리티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가맹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공급 창출로 수요를 리드하겠다는 모습이다.

 

가맹 택시 기사들도 가맹 택시에 가입하면 일단 배회영업을 안하고 특별히 손님 걱정을 안해서 좋다고 말한다. 한 가맹택시 기사는 “가맹택시는 1순위로 제일 먼저 콜이 뜬다”며 “특별히 손님 걱정을 안해서 좋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제도적 지원으로 가맹 택시의 사업여건이 개선된 것도 가맹 택시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플랫폼 택시산업을 육성해 현재 10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택시시장을 2030년까지 15조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플랫폼 택시산업 육성은 사실상 가맹 택시에 집중되고 있다.

 

가맹 택시업체 간 경쟁이 심해질수록 서비스와 품질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다양하고 차별화된 택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업체에서는 기존 중형 승용차 중심의 획일적인 차종에서 벗어나 11인승 승합차나 고급차량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아 이용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가맹 택시가 대세로 자리잡은 뒤 모빌리티 기업들이 마음대로 수수료를 올린다거나 택시업계에 갑질을 할 수 있다는 등의 우려가 나온다. 

 

또 택시 운송시장이 가맹 택시 위주로 자리잡게 된다면 실질적인 택시요금 인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현재 택시요금은 지자체에서 결정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택시업계가 마음대로 요금을 인상할 수 없지만, 가맹 택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기존 택시요금 규제를 받지 않고 요금 자율신고제로 운영할 수 있다. 

 

앞으로 가맹 택시가 늘어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품질의 서비스 제공과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허울 좋은 양적 성장으로 국내 택시산업을 더욱 악화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모두가 모빌리티 기업과 택시업계가 하기에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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