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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부산 택시 환승할인제’ 내년 폐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12-11 1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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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의회, 내년 예산 전액 삭감…선불 교통카드에만 혜택, 이용률 낮아

부산시내 택시 모습.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시행 중인 택시요금 환승할인제가 내년 초 폐지된다. 부산시가 야심차게 도입한 제도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전시행정과 선심성 지원사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후 택시로 환승하면 1000원을 할인해 주는 ‘택시 환승할인제’가 내년 초 폐지될 예정이다. 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는 이 제도의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해 환승할인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본회의가 남아 있지만, 삭감된 택시 환승할인 예산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전무하다.

 

실제로 올들어 택시 환승 혜택을 받은 승객은 월평균 950여 명, 사용 금액은 1000만 원을 밑돌고 있다. 올해 택시 환승할인 예산도 다 소화하지 못해 1억4000만원 정도가 남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시가 택시 이용 활성화와 승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7년 10월30일 전국 최초로 도입한 택시 환승할인제는 대중교통인 버스와 도시철도 등을 이용한 시민이 30분 이내에 택시를 이용하면 1000원을 할인해 주는 제도다. 할인 금액은 당초 500원에서 2018년 5월1일부터 1000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이용률이 늘지 않고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이 제도의 실효성에 논란이 빚어졌다.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환승할인 혜택이 마이비 등 선불식 교통카드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이다. 부산시 통계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자 중 선불교통카드 이용률은 1.4%에 불과하고, 90%가 넘는 시민이 후불식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부산시는 환승할인 대상을 후불식 카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예산 확보의 어려움에다 카드사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끝내 무산됐다. 시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둔 뒤 내년 1분기 중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택시 환승할인제는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후 이를 벤치마킹해 제주도가 2018년 4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또 서울시 및 경기도, 인천시, 대구시, 울산시 등이 도입을 검토했으나 효과가 미미하다는 판단에 도입하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택시 환승할인제에 대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과 후불식 카드 도입의 현실적 어려움, 시의회의 관련 예산 삭감 등으로 더 이상이 제도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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