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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들, 추석 앞두고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09-12 09:28:16
  • 수정 2020-09-12 09: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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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이후 물량 지속 증가, 피로 누적…“과로사 방지대책 마련해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배 노동자 추모행진 기자회견을 갖고 택배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촉구했다.


택배기사들이 다가오는 추석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택배 물량으로 이미 지쳐있는데, 추석을 앞두고 물량이 몰릴 생각을 하니 너무 두렵다는 것이다.

 

12일 택배기사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물량을 간신히 소화하고 있다며 추석연휴 기간 배달 물량이 급증하기 전 기사들의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택배기사들은 배송하는 물량의 건수에 따라 수입을 올린다. 기사들에게는 각자가 책임지는 ‘책임 배송구역’이 배당된다. 자신이 맡은 구역에 배송물량이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해당 물량을 전부 책임지고 당일 배송해야 한다.

 

이들은 늘어난 물량으로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그 다음이고, 누적된 피로로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있다. 택배기사 A씨는 “코로나 이후 업무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2시간 이상 근무 시간이 늘어났다”며 “일을 하다가도 ‘이러다 죽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피로가 누적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혹시라도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더욱 피로를 가중시키고 있다. B씨는 “고객 아파트와 엘리베이터를 매일 거치다 보면 혹시라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그래서 하루 종일 마스크를 끼고 일하는데 그럴 수록 빨리 지치게 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C씨는 “추석을 비롯한 가을에는 택배 물량이 개인당 30% 이상 폭증한다”며 “동료 기사들이 과로사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아무 대책 없이 이런 상황을 맞는 게 무섭다”고 호소했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택배노동자 7명이 과로로 사망했다. 노조는 택배기사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배송 전 분류작업을 꼽으며, 최소한 추석 연휴 전 만이라도 택배 분류 작업에 추가 인력을 써서 노동시간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의 늘어난 노동시간에 비례해 수입이 증가하지는 않았다”며 “전체 작업 가운데 배달 수수료를 받는 배송 업무보다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이른바 ‘공짜노동’인 분류 작업시간이 더 많이 늘어난 탓”이라고 밝혔다. 

 

또 “국토교통부가 최근 내놓은 대응방안은 전시성 대책에 불과할 뿐,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택배 분류작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조치가 마련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과 택배업계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배송물량 급증에 대응해 증가되는 물동량 대처, 종사자 보호, 방역강화 등을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코로나 확산과 추석 택배물량 증가에 대비해 코로나 방역관리 강화와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준수를 당부했다. 

 

권고사항엔 증가하는 배송물량을 정상적으로 처리하도록 택배기사의 작업량을 조정하도록 했다. 또 정당한 지연배송에 따른 택배기사 불이익 조치 금지, 영업소별 건강관리자 지정과 건강상태 관리, 영업소 응급물품 구비 및 방역물품 지원, 시설방역강화 자체 점점 등의 내용도 담았다. 

 

국토부는 오는 21일부터 10월5일까지 2주간 정부, 택배사, 통합물류협회 간 비상연락체계(상황반)를 구축하고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실적을 매일 점검할 방침이다. 

 

점검결과는 매년 택배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서비스평가에 반영하며, 권고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택배사는 일정 기간 신규증차를 불허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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