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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도 결국!…택시협동조합 실패 잇달아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06-09 11:38:36
  • 수정 2020-06-09 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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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첫 택시협동조합도 해체…전국적으로 불신만 키워
  • 매수대금 미지급 등 양수자 측 계약조건 미이행에 계약 파기


▲ 2016년 7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한국택시협동조합 출범식 모습.


우리 사주형 택시로 사납금 압박에 시달렸던 법인택시기사들의 기대를 모았던 택시협동조합이 잇달아 실패하고 있다.


부산에서 처음 설립된 택시협동조합이 출범 5개월도 안 돼 사실상 해체됐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과 신영택시 간 여객자동차운송사업권 양도·양수 신고 수리가 최근 취소됐다.


양도자인 신영택시 측이 양수자인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이 매수대금 미지급 등 계약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계약이 파기됐다.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은 부산의 첫 택시협동조합으로, 사납금 없이 기사가 수익금과 고정비를 정해 잉여금을 갖는 모델로 기대가 컸다.


조합비 2500만원씩을 출자한 조합원 32명이 택시기사로 근무하고 택시는 신영택시로부터 양도받기로 올해 1월 계약을 맺었다.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은 지난해 7월 초대 민선 부산시장을 역임한 문정수 전 시장(이사장)과 박계동 전 국회의원 등 이사 5명이 2500만원씩 출자해 남구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설립한 후 두 차례 사업설명회를 열고 조합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신영택시 측은 택시협동조합이 매수대금 40억여원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차고지 임차료 미납 등 계약이행 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계약 철회를 요구했고 부산시가 이를 받아들였다.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은 조합원 모집에 실패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조합원들은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이사 5명의 직무 정지, 자진 사임 요구, 해임 등을 요구해 통과시킨 뒤 탈퇴했다. 일부 조합원은 박 전 의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고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협동조합은 지난 20167월 국내 최초로 서울에서 박계동 전 의원이 조합원 200명을 모아 1인당 2500만원씩의 출자한 50억원의 자산으로 한국택시협동조합(일명 쿱택시)을 설립했으나 출범 2년 반이 지나면서부터 내분에 휩싸이기 시작해 현재는 조합원들 월급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고 출자금도 모두 날릴 만큼 파산위기에 직면했다.


또 서울에 이어 대구. 포항, 광주, 경주 등 전국 각지에 도입된 택시협동조합도 사납금 압박에 시달린 법인택시 기사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중 상당수가 오히려 사실상 지·도급 택시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시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아 이번 양도·양수 신고 수리에 신중을 기했으나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이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계약이 파기됐다. 결국 전국적으로 택시협동조합에 대한 불신만 키운 셈이 됐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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