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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플랫폼 가맹택시 '가입할까, 말까'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04-21 17:41:09
  • 수정 2020-04-21 21: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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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반 논란도 가열…충북택시조합은 가맹 조합원 제재 방침



▲ 국내 대표적인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와 `마카롱택시`


카카오T 블루로 대표되는 플랫폼 가맹택시가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택시업계 일부에서는 가맹택시 가입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입에 따른 득실을 저울질하면서 고민에 빠져 있는 사업자들도 많다.


21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가맹택시는 기존 법인택시나 개인택시를 카카오T 블루, 마카롱택시와 같은 브랜드에 가입시켜 자동배차, 목적지 미표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출료를 별도로 받고, 콜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어 수입이 기존 일반택시에 비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플랫폼 가맹택시에 가입하려는 법인택시나 개인택시 기사들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엔 코로나19 영향으로 승객이 급감하면서 가맹택시 가입을 원하는 회사나 기사들이 더욱 늘어났다.


이에 힘입어 플랫폼 가맹택시는 공격적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전국 10개 지역에서 총 5200여대의 카카오T 블루를 올해 안에 1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KST모빌리티는 서울과 지방 7600여대의 마카롱택시를 올해 안에 2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8조원인 택시시장이 가맹택시 형태로 재편될 경우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가맹택시에 가입할 경우 결국 플랫폼 업체에 종속될 소지가 크다며 가입 여부를 고심하는 택시회사나 기사들도 많다.


카카오 같은 대기업의 데이터와 자금력이 통제 없이 들어온다면 결국 택시는 대기업에 종속된 체인점(소매점)이나 전속 계약직원으로 전락한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앱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가맹택시에 우선권을 주게 되면 당연히 가맹택시 회사와 기사는 수입이 늘어나겠지만, 1~2년이 지나 대기업인 플랫폼 업체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수익을 늘리기 위해 수수료나 광고 문제를 제기하고, 플랫폼 업체의 입맛에 못 맞추는 택시는 재계약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조직적으로 가맹택시를 반대하는 지역도 있다. 충북택시조합과 충북개인택시조합은 가맹택시가 업계 분열을 우려한다며 가맹 계약을 맺는 조합원에 대한 제재 방침까지 밝혔다.


이들 택시조합은 플랫폼 업체들이 장거리콜’, ‘우량콜을 몰아주고 수수료를 가져가게 되면, 비가맹 업체와 갈등으로 택시업계가 분열되고 시장을 교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경재 충북택시조합 이사장은 승객들의 콜을 차별적으로 배정하고 일반 배회 영업을 포함한 총매출에 대해 수수료를 떼는 카카오T 블루의 사업 방식은 택시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충북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현재의 사업방식보다는 콜 중개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조합은 조합원이 개별적으로 플랫폼 택시 가맹사업에 참여할 경우 조합 차원에서 제재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 조합의 방침에 반발하는 기사들도 많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서비스 질도 높일 수 있는데 조합이 담합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일부 법인택시는 플랫폼 업체와 개별적인 가맹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광주택시조합도 카카오T 블루 등 다른 가맹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제명한다는 내용으로 조합 정관을 변경하는 등 플랫폼 가맹택시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 광주시 카카오T 블루는 76개 택시회사 중 25개사가 참여해 지난 9일부터 시범 운행에 들어갔으며 오는 27일부터 본격 운행할 예정이다.

 

광주택시조합 측은 장거리 고객 등을 카카오T 블루에 몰아주고 수수료만 떼어가는 영업방식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차별적 호출배분과 일방적 수익금 배분이 이뤄져 택시업계 공멸을 불러온다고 주장한다.


플랫폼 가맹택시가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가맹택시 가입을 놓고 찬반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가입할까, 말까'를 저울질하는 법인택시나 기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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