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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위험”…버스·택시 안탄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02-28 17:22:25
  • 수정 2020-02-29 18: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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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운수업계, 코로나 직격탄…정부 지원 호소


▲ 지난 26일 오후 경기 수원역 앞에 빈 택시들이 길게 줄서 있는 모습.



저녁 10~12시가 피크 시간인데 길거리엔 사람이 없고 빈 택시만 있어요.”(택시기사 A)


모든 예약이 다 취소됐고 사실상 휴업상태가 언제 끝날지 몰라 막막합니다”(전세버스업체 B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람들이 이동이 줄이면서 버스·택시 등 여객자동차운수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국 시내 및 시외, 고속버스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승객이 급감하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좁은 공간에 모일 수밖에 없는 버스 이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전국버스연합회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교통카드 사용 데이터 등을 이용해 수송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고속버스는 승객이 평소 대비 36.2%, 시외직행버스 27.1%, 시내버스는 15.6%가 각각 줄었다.


운송수입금으로 따지면 분석 대상 기간(15) 동안 고속버스는 102억원, 시외직행버스 132억원의 손실을 보았고 시내버스는 312억원이 감소했다. 시내버스의 경우 서울이 62억원, 경기도는 1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경기도 수원의 A여객은 승객이 급감하면서 하루 운송수입금이 코로나 시작전보다 4000만원 이상 줄었다. 승객과 수입 모두 20% 이상 감소했다. 한 달 평균 손실액이 12억원에 달해 임금 지급 등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속버스 업체인 B고속 역시 신종 코로나로 인해 승객이 평상시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서울~대구·경북 노선은 승객이 50% 이상 줄어들어 시름이 깊다. 업계 최대인 금호고속은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 상황이다.


공항버스 운영 업체들 역시 지난달 설 연휴 직후부터 승객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50%가량 감소했다.


공항버스업체인 K운송 관계자는 차량 1대당 하루 수입이 65만원 정도 나와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데, 40만원도 채 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루 손실이 수천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침, 저녁으로는 공항 근무자들의 출·퇴근으로 그나마 괜찮으나 낮에는 승객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10% 운행 횟수를 줄였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지난 26일 오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동대구행 승차대가 텅텅 비워 있다.


통근차량이나 관광, 행사용 버스를 운영하는 전세버스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통근차량 같은 고정 계약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외국인 관광객 및 국내 여행의 전면적인 취소로 인해 부도 위기에 몰린 업체들이 많다. 앞으로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국전세버스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운행계약 취소는 7214, 피해액은 약 423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앞으로 타격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속수무책이다.


전국전세버스연합회는 최근 정부가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금융권 등을 통한 신규대출 및 금리감면 등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으나 영세한 전세버스사업자에겐 유명무실이라며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다.


손님 없기로는 택시기사들도 마찬가지다. 회사에 사납금 내야 하는 법인 택시기사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고통의 날이다.


승객이 없으니 하루종일 운전해도 겨우 현상유지다. 여기에다 승객과 접하면서 코로나 감염 우려도 커 일을 그만두는 기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의 한 택시기사는 승객이 30% 정도 줄어든 것 같다수입금도 종전에는 보통 19만 원쯤 됐는데 요즘엔 15만원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사는 매출 감소와 감염 우려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라 고민 끝에 그만두는 동료들이 많다최근 3명이 그만뒀다"고 전했다.


코로나 19 공포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여객자동차운수업계의 시름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운수단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교통관련 업종에 대한 정부와 금융기관의 특별금융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온라인 물품 배송이 늘어나 택배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버스·택시 등 여객운송자동차사업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 물품 배송이 크게 늘어난 점은 확실하다다만 택배 물동량은 거래처와 정산이 끝나야 집계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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