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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보다 비싼 경유…왜?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5-11 06: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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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유 재고 빠르게 소진…수요 대비 공급 부족

지난 9일 대전 서구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했지만, 경유 가격이 오히려 오르거나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유 자동차 사용자들은 "경유가 왜 휘발유보다 비싸졌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리터(ℓ)당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44.70원, 경유 가격은 1943.13원으로 1.57원 차이에 불과하다. 

 

유류세 30% 추가 인하가 시행된 지난 1일에는 휘발유 평균 가격 1955원, 경유 1909원으로 두 유종 간 가격 차이가 46원이었는데, 7일에는 휘발유 1933원, 경유 1920원으로 13원 차이에서 이날 1.57원까지 좁혀졌다. 전국에 걸쳐 휘발유보다 경유가 비싼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인천, 대전, 경남, 제주 지역은 경유 평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상태다. 인천은 휘발유가 ℓ당 1929.36원이나 경유 가격은 1941.42원으로 12.06원이 더 비싸다. 제주는 경유 가격이 2051.31원으로 휘발유 1983.63원보다 무려 67.68원이 더 비싸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화물자동차운수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경유에 대해 추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화물업계에서는 경유차 운전자의 부담을 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면서 유류세에 연동되는 유가보조금이 감소했다. 내는 세금이 줄면 보조금도 함께 깎이는 구조여서다. 유가보조금은 현재의 유류세율에서 2001년 6월 당시 유류세율(ℓ당 약 183원)을 뺀 만큼을 지원하는 제도다. 따라서 유류세를 기존 20% 인하하면 보조금이 ℓ당 106원 줄고,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면 보조금은 ℓ당 159원 더 감소한다.

 

이처럼 줄어든 유가보조금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이달부터 3개월간 ‘유가연동보조금’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연동보조금도 충분하지 않다는 게 화물업계의 불만이다.

 

유가연동보조금은 경유 가격이 기준가격인 ℓ당 1850원보다 오르면 초과 상승분의 절반만 지원하는 방식이다. 11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경유 평균 가격이 L당 1943.13원이므로 실제 보조금은 ℓ당 46.56원 수준이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따라잡거나 역전한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경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정유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경유가 전체 수입량의 절반이 넘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수급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럽도 디젤(경유) 수요가 많은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유류세 추가 인하에 동참한 주유소가 아직 적고, 휘발유 대비 경유의 유류세 인하폭이 낮은 것도 '경유 가격 고공행진'의 또다른 이유다. 유류세 인하 효과로 리터(ℓ)당 휘발유는 83원, 경유 58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21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휘발유는 247원, 경유는 174원 인하돼 73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가격이 좁혀졌다. 그런 상황에서 국제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더 올랐다"며 "경유 상승폭이 워낙 크다 보니, 역전한 상황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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